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제1차관이 지난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7년 과기정통부 예산(안) 관련 사전 브리핑에서 말하고 있다./과기정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내년도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29조6476억원으로 편성했다. 이 가운데 연구개발(R&D) 예산은 14조1000억원까지 늘리고, 미래 에너지와 양자·첨단바이오 등 첨단기술 확보에 12조4000억원가량을 투입한다. 기초연구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연구성과 사업화 등 과학기술 연구 생태계 전반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과기정통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7년도 정부 예산안 가운데 과기정통부 소관 예산이 올해 추경예산보다 24.5% 증가한 29조6476억원으로 편성됐다고 밝혔다. R&D 예산은 올해 11조9000억원에서 내년 14조1000억원으로 18.5% 증가해 정부 전체 R&D 예산의 36%를 차지한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NEXT 인공지능(AI)·첨단기술 확보'에 올해 10조6925억원보다 1조6845억원 늘어난 12조3770억원을 투입한다. 이 가운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7대 SEED 프로젝트' 예산은 8616억원에서 1조3439억원으로 확대된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1차관은 지난 31일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 "AI로 급증하는 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융합 등 미래 청정에너지를 조기에 개발하고 양자·첨단바이오·우주 등 핵심기술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과 실증 인프라 구축에 1601억원을 신규 투입하고, 혁신형 SMR(i-SMR) 상용화 기술개발에는 180억원을 편성한다. 미래개척기술 분야에서는 국산 양자컴퓨터 개발과 양자전환(QX), AI·로봇 기반 신약 자율실험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등을 지원한다. 나노·소재 등 첨단 공급망 기술 투자도 확대한다.

2027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산안 인포그래픽./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이오·반도체·원자력 등 국가전략기술 개발과 사업화에는 5조6408억원이 투입된다. 연구기관의 국가적 임무 수행을 강화하기 위해 출연연 운영 방식도 손본다. 출연연 전략연구과제는 올해 77개에서 내년 119개로 늘리고, 인건비에서 정부 출연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60.3%에서 70.2%로 높인다. 2030년에는 이를 10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기관평가에서 A등급 이상을 받은 출연연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성과급도 신설해 167억원을 편성했다.

연구성과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R&D 지원 방식에도 변화를 준다. 정부가 연구비를 지원하는 기존 출연 방식에 더해 지분 취득과 투자금 회수·재투자가 가능한 '투자형 R&D'를 처음 도입한다. 희귀·난치질환 유전자·세포치료제 250억원, 화합물반도체 R&D 상생팹 400억원, 공공연구성과 기반 투자형 R&D 243억원 등 3개 사업에 총 893억원을 편성했다.

구 차관은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출연 방식의 R&D를 대부분 해왔지만 속도감 있는 투자나 사업화에는 경직된 출연제도를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사업화나 기술 확산 속도가 빠른 분야부터 투자 방식의 R&D를 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관이 공동 출자한 특수목적회사(SPC)나 투자조합 등의 방식을 시범 적용한 뒤 제도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개인기초연구 예산은 올해 2조2657억원에서 내년 2조4421억원으로 늘어난다. 지원 과제 수도 1만5300개에서 1만8000개로 확대한다. 특히 기본연구 예산은 1256억원에서 2261억원으로 약 80% 늘리고, 지역 연구자의 안정적인 연구를 위한 장기연구 사업에도 300억원을 신규 투입한다.

과학기술 인재 지원도 늘린다. 이공계 장학금 지원 인원을 올해 2920명에서 내년 5140명으로 확대하고, 국가과학기술자는 기존 리더급 20명에서 내년 리더급 40명과 차세대 200명으로 지원 대상을 넓힌다. 대통령과학장학금 등 관련 예산도 698억원에서 899억원으로 증가한다.

구 차관은 "2027년도 과기정통부 예산안은 단순한 지출 계획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마련하고 대체 불가한 대한민국으로의 재도약을 견인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계획"이라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도 주요 정책 목표를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