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뉴스1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가 연구개발(R&D) 과제 평가방식을 바꾸고 연구비 집행과 행정 절차를 개선한다. 연구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도전 과정에서 의미 있는 데이터와 지식을 축적한 과제에는 후속 연구 기회를 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과기정통부는 31일 '2026년도 국가연구개발 행정제도개선안'을 마련해 관계 부처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선안은 연구현장에서 접수한 349건의 의견을 토대로 마련됐으며 지난 26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의결됐다.

정부는 지난 7월 결과 중심의 등급·점수 평가방식을 폐지한 데 이어 10월까지 새로운 평가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학문·기술·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과제뿐 아니라 당초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어도 시행착오 과정에서 가치 있는 데이터와 지식을 확보한 '우수도전 과제'도 우수과제로 인정한다. 선정된 과제에는 후속 연구 연계나 정부 포상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반면 법령 위반이나 연구부정 등 연구 수행 과정에 문제가 있는 과제는 '부적절 과제'로 구분해 연구비 환수와 참여 제한 등을 적용한다.

연구 진행 중 목표를 변경할 수 있는 '무빙타겟(Moving Target)' 제도도 2027년부터 전면 도입한다. 기술 환경 변화에 맞춰 연구목표를 조정할 수 있도록 승인 절차를 줄이고, 범부처 공통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연구비 집행 규정도 완화된다. 연구시설·장비 도입 완료 시점을 기존 '단계 종료 2개월 전'에서 전체 과제 종료일을 기준으로 조정하고, 다음 단계 착수가 늦어질 경우 직접비 잔액을 자동 이월해 인건비 등을 우선 집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연구수당은 특정 연구자에게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도록 개인별 상한을 새로 둔다. 기존 총액·배분 한도에 더해 연구자 한 명이 받을 수 있는 연구수당을 과제에서 계상한 본인 인건비의 100% 이내로 제한한다.

부처나 회계법인마다 달랐던 연구비 정산 기준도 통일한다. 정부는 범부처 표준 정산 가이드와 연구비 인정·불인정 사례집을 배포하고, 협약 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경우 연차보고서를 다음 연도 보고서 등에 통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국제공동연구에 대해서는 해외기관에 송금한 연구비의 사용실적 관리와 점검을 강화하고, 해외기관과 협약을 맺을 때 국내 연구기관의 지식재산권 등 연구성과를 보호하기 위한 지원책을 마련한다.

과기정통부는 9월부터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시행령 등 관련 규정 개정에 착수해 개편된 제도를 2027년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박인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대한민국 R&D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면 연구자가 과감하고 도전적인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자율적 연구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행정제도 개선을 신속히 이행하여 불필요한 관행을 과감히 혁파하고, 현장에서 즉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해 '신뢰와 책임 기반의 혁신 연구 생태계'를 속도감 있게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