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계적인 연구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젊은 과학기술인 1000명을 '차세대 국가과학기술자'로 선정해 최대 5년간 지원한다. 기존의 최상위 연구자 지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연구자를 대규모로 선발해 장기간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31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제5차 과학기술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과학기술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은 과학기술 인재 정책의 최상위 법정계획으로, 제5차 계획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적용된다.
이번 계획에서 국가과학기술자는 리더급과 차세대 두 단계로 운영된다. 차세대는 세계적인 연구자로 성장할 잠재력이 높은 연구자를 대상으로 2027년부터 매년 200명씩 5년간 총 1000명을 선정한다. 1인당 연간 5000만원의 연구활동비를 우선 3년간 지급하고 평가를 거쳐 2년 더 지원한다.
리더급은 국내에서 활동하는 만 55세 이하 세계적 연구자를 대상으로 올해부터 매년 20명씩 총 100명을 뽑는다. 지원액은 연간 1억원으로 역시 최대 5년간 받을 수 있다. 리더급과 차세대를 합하면 1100명 규모다.
정부는 국가과학기술자 제도를 단순히 연구비를 많이 주는 사업과는 다르게 설계한다는 입장이다. 이준배 과기정통부 미래인재정책국장은 지난 25일 브리핑에서 "롤 모델을 만들고 싶었다"며 "대학 교수나 기초과학자뿐 아니라 산업계와 공학 분야 연구자도 포함하겠다"고 설명했다.
제5차 기본계획에는 젊은 연구자가 국내 연구현장에 계속 남을 수 있도록 일자리와 연구환경을 손보는 방안도 담겼다.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4대 과학기술원의 연구인력을 늘리고 연구기획·장비운영 등을 전담하는 '스태프 사이언티스트'를 전문 연구직군으로 육성한다.
스태프 사이언티스트는 교수나 책임연구자의 단순 보조가 아니라 대형 장비 운영, 연구기획, 실험·기술사업화 등을 전담하는 상시 전문 연구자다. 정부는 직종을 설계해 시범 채용한 뒤 정규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공계 대학원생도 독립적인 연구인력으로 보고 지원을 늘린다. 연구생활장려금인 '한국형 스타이펜드' 참여 대학을 2030년까지 70곳 안팎으로 늘리고 대통령과학장학금 등을 포함한 장학생 규모를 1만명 수준으로 확대한다. 인공지능(AI)·AI 전환(AX) 분야 전문연구요원 240명은 대기업과 출연연에서도 복무할 수 있도록 한다.
장기 연구를 늘리는 방안도 포함됐다. 기초연구 지원을 장기적으로 전체 교원의 30%, 전임교원의 50%가 받을 수 있는 수준까지 확대하고, 기존 연구가 끝난 뒤 다음 연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지원을 강화한다. 하나의 주제를 10년 이상 연구하는 '한우물 파기 연구'도 확대한다.
이 밖에 지역에는 기초연구·기본연구의 40% 이상을 우선 배분하고 지역이 연구 분야를 직접 정하는 블록 펀딩형 연구·개발(R&D)을 확대한다. 해외에서는 비자와 주거·자녀교육 등을 묶어 지원해 2030년까지 우수 연구자 2000명을 유치한다.
정부는 이 같은 인재정책이 실제 효과를 내는지 확인하기 위해 교육부터 취업, 이직, 정착까지 과학기술인력 데이터를 연계하는 통합 관리체계도 만들기로 했다.
한편 대학·출연연의 연구인력 증원 규모와 스태프 사이언티스트의 구체적인 고용 형태처럼 예산과 법 개정이 필요한 과제는 후속 설계 과정에서 확정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5차 기본계획은 과학기술인재들이 대한민국 땅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마음껏 성장하고 활약할 수 있는 전주기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며 "부처가 원팀이 되어 본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함으로써 '과학자를 꿈꾸는 나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