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국토의 암석과 지층, 단층의 분포를 상세하게 기록한 '국가기본지질도(축척 1: 50000)' 완간을 계기로 오는 9일 대전에서 국제 심포지엄을 연다고 밝혔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우리 국토의 어디에 어떤 암석과 지층이 놓여 있고 단층은 어디를 지나는지 등을 기록한 '국가기본지질도'가 약 100년에 걸친 작업 끝에 완성됐다. 광물 자원을 탐사할 지역을 좁히거나 댐·터널·도로를 건설할 때 땅의 기본적인 성질을 파악하고, 지진·산사태 같은 지질 재해를 연구하는 데 토대가 되는 지도다. 상·하수도관과 전력·통신선, 지하철 등 인공 시설물을 보여주는 '지하 공간 통합 지도'와는 성격이 다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국가기본지질도(축척 1대5만) 완간을 기념해 9일 대전에서 국제 심포지엄을 연다고 밝혔다. 축척 1대5만은 지도 1㎝가 실제 거리 500m에 해당한다. 이번 국가기본지질도는 1924년부터 전국을 대상으로 조사·발간돼 온 약 100년에 걸친 결과물이다.

한 세기가 걸린 데는 지질도 한 장을 만드는 데 상당한 현장 조사와 분석 시간, 인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질자원연에 따르면, 1대5만 전국 지질도는 350여 권역별 지질도로 구성된다.

한 구역은 대략 20×15㎞ 규모다. 연구자 2~3명이 산과 들을 직접 다니며 어디에 어떤 암석이 있고 서로 다른 암석의 경계가 어디를 지나는지 확인한다. 지층이 쌓인 순서와 단층·습곡 같은 지질 구조를 조사하고, 채취한 암석은 실험실에서 성분과 생성 시기 등을 분석한다. 이렇게 모은 자료를 종합해 지표에서 보이지 않는 지하 암석의 분포와 지질 구조도 추정해 지질도를 만든다. 지질자원연은 권역 한 곳의 지질도를 완성하는 데 평균 2년이 걸렸다고 했다. 지질도 제작 인력이 10명 수준이어서 동시에 여러 지역을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국가기본지질도는 여러 분야의 '기초 지도'로 쓰인다. 광물 자원을 찾을 때는 특정 광물이 만들어질 수 있는 암석과 지질 구조가 어디에 있는지 좁혀가는 출발점이 된다. 터널이나 도로, 댐 등 대형 구조물을 건설할 때도 해당 지역의 암석과 단층 등 지질 조건을 파악하는 자료가 된다. 지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활성단층을 조사하거나 산사태 등 지질재해의 원인을 분석할 때도 기본 지질 정보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지하 공간 개발과 에너지·환경 분야까지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다만 국가기본지질도가 땅 아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지도는 아니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암석과 지층, 단층 등의 지질 정보는 담고 있지만, 도심에서 발생하는 땅꺼짐(싱크홀)은 노후 하수관 파손이나 굴착공사, 지하수 유출 등 여러 원인이 얽혀 있어 국가기본지질도만으로 특정 장소의 싱크홀 발생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100년에 걸쳐 완간했다고 해서 국가기본지질도 제작 작업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과거 지질도는 당시의 지질학 지식과 분석 장비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최신 연대 측정과 분석 기술을 적용하면 암석의 나이나 지층 경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질자원연은 1대5만 국가기본지질도를 완간한 이후에도 오래된 권역별 지질도는 계속 개정 제작할 계획이다.

권이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은 "국가기본지질도의 완간은 지난 지질 조사 성과를 돌아보는 동시에 미래 국가 지질 조사 역할을 새롭게 고민하는 출발점"이라며 "축적된 지질 정보와 AI·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국가와 국민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