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1만원짜리 발광다이오드(LED) 장치를 붙이는 것만으로 호텔이나 화장실 등에 숨겨진 불법 촬영 카메라를 찾아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사람이 눈으로 렌즈를 찾는 기존 방식과 달리, AI(인공지능)가 빛의 반사 패턴을 분석해 5초 안에 카메라 렌즈를 가려낸다.
KAIST는 이 학교 전산학부 한준 교수팀이 싱가포르국립대(NUS), 싱가포르경영대(SMU) 연구진과 공동으로 스마트폰 기반 불법 촬영 카메라 탐지 기술 '스윕LED'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난 6월 국제 모바일 컴퓨팅 학술대회 'ACM 모비시스 2026'에서 발표됐다.
기존 휴대용 몰래카메라 탐지기는 빛을 비춘 뒤 카메라 렌즈에서 반사되는 밝은 점을 사용자가 직접 찾아내는 방식이 많았다. 이 때문에 금속, 유리, 광택이 있는 플라스틱 등에서 반사된 빛을 카메라 렌즈로 착각하는 등 탐지 정확도에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방식에 따르면, 스마트폰 카메라는 고정한 채 LED 조명이 방향을 계속 바꾸면서 물체 표면에서 나타나는 반사의 변화를 촬영한다. 일반적인 광택 물체의 반사점은 조명 방향에 따라 위치가 움직이거나 사라진다. 반면 카메라 렌즈는 내부의 여러 렌즈, 조리개, 이미지센서 구조 때문에 빛을 비추는 각도가 달라지면 특유의 반사 형태가 나타난다.
이처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반사의 위치와 모양을 딥러닝으로 분석해 카메라 렌즈인지 판단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밝게 빛나는 점 하나를 찾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방향에서 빛을 비췄을 때 나타나는 변화 전체를 AI가 분석하는 것이다.
연구진이 충전기, 탁상시계, 리모컨, 장식품 등 실제 생활공간에서 볼 수 있는 물체 30개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숨겨진 카메라를 찾아내는 정확도는 94% 수준에 달했고, 물체 하나를 검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초 이내였다.
가격도 낮췄다. 스마트폰에 부착하는 LED 장치의 핵심 부품 비용은 7달러(약 1만원) 수준이다. 연구진은 향후 일반 소비자가 스마트폰 액세서리처럼 휴대하며 사용할 수 있는 저가형 몰래카메라 탐지기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준 KAIST 교수는 "불법 촬영 카메라는 일상 공간에서 개인의 안전과 프라이버시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문제"라며 "저비용 하드웨어와 AI 분석을 결합해 비전문가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탐지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