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중국 북서부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 중국 민간 우주 기업 란젠항톈(랜드스페이스)의 재사용 로켓 '주췌(朱雀) 3호 야오-2'가 우주를 향해 솟구쳐 올랐다. 발사 2분 20초 뒤 로켓 1단이 분리됐고, 2단은 위성을 목표 궤도에 올렸다. 임무를 마친 1단은 발사장에서 약 390㎞ 떨어진 민친현 착륙장으로 돌아와 속도를 줄인 뒤 착륙 다리를 펼치고 수직으로 내려섰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2015년 처음으로 재사용 발사체 '팰컨9' 회수에 성공한 장면을 11년 만에 중국이 재현한 셈이다.
◇中, 한 달 새 로켓 회수 잇달아 성공
중국에서 실제 위성을 궤도에 올린 로켓 1단을 수직 착륙 방식으로 회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착륙 기술만 놓고 보면 스페이스X의 팰컨 9과 거의 같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은 한 달 전에도 다른 방식으로 로켓 회수에 성공했다. 지난달 10일 중국운반로켓기술연구원(CALT)은 창정(長征) 10B 로켓 1단을 남중국해 해상으로 내려보내 대형 케이블과 그물로 받아냈다. 착륙용 다리를 로켓에 달지 않아 무게를 줄이는 대신 바다에 별도 회수 설비를 두는 방식이다. 한 달 사이에 해상 '그물'과 육상 '착륙 다리'로 재사용 기술을 잇달아 시험해 성공한 것이다. 스페이스X가 10여 년간 독주해 온 재사용 로켓 시장에 중국이 로켓 회수 기술을 잇달아 선보이며 출사표를 던졌다는 평가다.
◇우주 산업 경제성 바꾸는 재사용 로켓
재사용 발사체는 우주 산업의 경제성을 바꾸는 핵심 기술이다. 엔진과 연료탱크가 몰려 있는 1단은 로켓에서 가장 비싼 부분이다. 이를 회수해 반복 사용하면 발사 비용을 낮추고 발사 간격도 줄일 수 있다. 특히 수천~수만기의 위성을 지속적으로 쏘아 올려야 하는 저궤도 위성통신망을 운영하려면 이 기술이 사실상 필수다.
중국이 재사용 로켓 개발을 서두르는 배경에도 '중국판 스타링크'가 있다. 중국은 궈왕과 첸판 등 수천~1만기 이상 규모의 저궤도 위성통신망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두 위성망의 위성을 합쳐도 약 400기로, 1만기가 넘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와는 큰 격차가 있다. 이를 따라잡으려면 위성을 낮은 비용으로 자주 쏠 수 있는 발사 수단부터 갖춰야 한다. 재사용 로켓이 중국의 위성 통신 경쟁력을 좌우할 '운송 인프라'인 셈이다.
아직 미국과 중국의 격차는 크다. 스페이스X는 2015년 팰컨9 1단을 육상에 처음 수직 착륙시킨 데 이어 2017년에는 회수한 1단을 다시 우주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이후 같은 1단을 수십 차례 재사용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지금은 로켓 회수와 재발사가 일상적인 운용 절차가 됐다. 중국은 아직 회수한 로켓을 다시 쏘아 올리는 재사용까지는 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중국의 추격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스타링크' 위해서도 필수
우리 정부도 2035년까지 한국형 저궤도 위성 통신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30년까지 위성을 대량 생산·발사할 산업 기반을 만들고, 2032년에는 실제 우주에서 통신위성 운용을 검증한다는 구상이다. 이른바 'K-스타링크'다.
이를 현실화하려면 재사용 발사체가 필요하다. 정부가 총 2조2921억원을 투입하는 차세대 발사체를 재사용 발사체로 개발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32년 달 착륙선을 실어 보내고, 이후 2030년대 국가 주력 재사용 발사체로 발전시켜 연간 10회 이상 발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다는 목표다.
우주항공청 관계자는 "저궤도 위성 통신망은 국가 안보와 통신 주권을 지키는 핵심 인프라"라며 "이를 위한 필수조건인 재사용 발사체 개발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