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카시니로 토성에 접근해 찍은 이미지 중 일부를 디지털 방식으로 보정하고 편집해 만든 '토성의 고리 속에서(In Saturn's Rings)' 영상./NASA

토성은 태양계에서 목성 다음으로 큰 행성이다. 지름 기준으로 지구의 약 9배이고 질량은 95배나 된다. 이 거대한 행성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무인 탐사선 카시니가 토성에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3분짜리 영상을 지난 23일(현지 시각) '오늘의 천체사진'으로 발표했다.

카시니호는 1997년 10월 15일 발사돼 2004년 토성 궤도에 진입했다. 토성을 최초로 근접 통과한 탐사선은 1979년에 도달한 미국의 파이오니어 11호지만, 토성 궤도를 돌며 탐사한 것은 카시니가 처음이다.

이번 영상은 2018년 미국의 스티븐 스톤 감독이 만든 우주 다큐멘터리 아이맥스 영화 '토성의 고리 속에서(In Saturn's Rings, 2018)'의 일부이다. 카시니는 2004년 토성에 접근해 고해상도 사진 수천 장을 촬영했고, 궤도 진입 이후에도 수십만 장을 더 찍었다.

NASA는 당시 카시니가 촬영한 초기 이미지 중 일부를 디지털 방식으로 보정하고 편집해 이번 영상을 만들었다. 배경 음악은 미국의 작곡가 새무얼 바버의 '현을 위한 아디지오'로 뉴욕 필하모닉이 연주했다.

토성 궤도를 돌며 탐사하는 카시니호의 상상도. 카시니는 2017년 9월 15일 토성 대기권에 의도적으로 진입해 마찰열에 불타며 20년간의 임무를 마쳤다./NASA

영상은 처음에 토성 왼쪽 아래로 구름으로 뒤덮인 타이탄 위성이 빠르게 지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타이탄은 지름이 약 5150㎞로, 토성의 위성 274개 중 가장 크다.

이후 토성이 점점 더 크게 보이고 그 위에 작은 흰 점이 다가온다. 바로 토성의 위성 미마스다. 최근 흔들리는 모습이 관측됐는데, 내부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카시니는 미마스 상공을 비행하며 거대한 허셜 충돌구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허셜 충돌구는 1789년 미마스를 발견한 영국 천문학자 윌리엄 허셜 경의 이름을 땄다. 지름이 130㎞에 이른다.

미마스는 영화 '스타워즈'에서 행성 파괴 능력을 갖춘 은하제국의 요새인 데스 스타를 닮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영화에서 데스 스타는 지름이 약 160㎞에 달하는 거대한 구형 요새로 나오는데, 미마스 지름은 그보다 두 배 이상인 396㎞이다.

토성 위성 엔켈라두스와 남극의 물기둥 분출 모습의 합성 사진. 탐사선 카시니호는 2005년 엔켈라두스의 남극에서 물기둥이 분출되는 모습을 처음 포착했다./NASA

카시니가 미마스를 지나자 토성의 장엄한 고리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고리가 만든 그림자가 토성 표면에 드리워진다. 마지막에는 화면 아래에 위성 엔켈라두스가 멀리서 다가온다.

엔켈라두스는 목성의 위성 유로파와 함께 두꺼운 얼음 지각 아래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가장 큰 천체로 꼽힌다. 카시니는 2005년 엔켈라두스 남극에서 지구의 간헐천처럼 갈라진 지각 사이로 물기둥이 분출되는 모습을 처음으로 관측했다.

카시니는 연료가 떨어져 더 이상 임무를 할 수 없게 되자 2017년 9월 15일 토성 대기권에 의도적으로 진입해 마찰열에 불타며 20년간의 임무를 마쳤다. 카시니호의 정식 명칭은 카시니-하위헌스이다. 토성 주위를 도는 궤도선인 카시니는 나사가 개발했고, 토성의 최대 위성인 타이탄에 내린 하위헌스 착륙선은 유럽우주국(ESA)이 개발했다. 하위헌스는 2005년 1월 4일 토성의 최대 위성인 타이탄에 착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