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 구마모토에서 규모 7.1 강진이 발생하며 국내 일부 지역에서도 유감 신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지난 7월 서울 동작구 기상청 모니터에 계기진도 등 지진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연합뉴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지진계 한 대의 신호만으로 원전 내부 여러 지점의 흔들림을 실시간 예측하고, 위험 가능성을 수치화하는 딥러닝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지진이 발생하면 시설에 큰 피해가 없더라도 안전 확인을 위한 점검 과정에서 장기간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 실제 2016년 경주지진 당시 월성원전 1~4호기는 성능시험과 정밀점검을 거쳐 약 80일 뒤 재가동됐다.

하지만 지진 직후 어느 설비를 우선 점검해야 하는지 판단할 정보가 제한적이라 파악이 쉽지 않다. 원전 주요 지점마다 센서를 설치하기에는 배선과 인허가, 유지보수 등의 제약이 있고, 전산 해석 방식은 결과를 얻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KRISS 연구진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한 대의 지진계에서 측정한 지진파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센서가 설치되지 않은 원전 내부 139개 지점의 진동응답을 추정하는 가상센싱 기술을 개발했다. 학습 과정에 포함되지 않은 실제 지진 기록에서도 예측 성능을 확인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각 지점의 진동이 사전에 설정한 위험 기준을 넘어설 가능성도 0~100%로 계산한다. 이를 활용하면 단순히 안전과 위험을 구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험 가능성이 높은 위치부터 점검 순서를 정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

연구진은 구조물의 고유진동수를 토대로 AI 모델 구조를 설계하는 방식도 제시했다. 기존 대형 딥러닝 모델보다 파라미터 수를 크게 줄이면서 비슷한 수준의 정확도를 확보해 계산 부담을 낮췄다.

연구진은 해당 기술을 원전뿐 아니라 반도체 공장, 데이터센터, 플랜트 등 지진에 민감한 산업시설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재범 KRISS 선임연구원은 "안전 분야 AI는 정확한 예측뿐 아니라 판단의 한계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불확실한 상황을 알려 사람의 추가 판단을 돕는 신뢰할 수 있는 AI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릴라이어빌리티 엔지니어링 앤드 시스템 세이프티(Reliability Engineering & System Safety)' 등을 통해 발표됐다.

참고 자료

Computer-Aided Civil and Infrastructure Engineering(2025), DOI: https://doi.org/10.1111/mice.70051

Reliability Engineering & System Safety(2026), DOI: https://doi.org/10.1016/j.ress.2026.112582

Nuclear Engineering and Design(2026), DOI: https://doi.org/10.1016/j.nucengdes.2026.1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