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26일 뇌전증 신약 도입을 발표하면서 "현금창출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오파칼림에 큰 돈을 투자할 수 있었다"며 "미국에서 글로벌 빅파마와 중추신경계(CNS) 전문 기업들과 경쟁하고 싶다"고 말했다. /뉴스1

SK바이오팜이 최대 1조1000억원을 들여 미국 바이오 기업 바이오헤이븐의 뇌전증 신약 후보 물질을 도입한다. 아직 허가 전인 신약에 계약금만 55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SK바이오팜은 26일 바이오헤이븐 바이오사이언스 아일랜드와 뇌전증 신약 후보 물질 '오파칼림(BHV-7000)'과 관련 화합물, 신약 발굴 플랫폼에 대한 전 세계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7억9500만달러(약 1조995억원)다.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4억달러(약 5532억원)인데, 거래가 마무리되면 3억5000만달러를 지급하고 1년 뒤 5000만달러를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후 개발과 허가 단계에 따라 최대 3억9500만달러를 지급한다. 제품이 출시되면 매출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 계산된다.

오파칼림은 뇌 신경세포가 과도하게 흥분하는 것을 억제하는 'Kv7 칼륨 채널'을 활성화해 발작을 줄이는 약이다. 현재 부분발작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2·3상이 진행 중이며, 핵심 임상 결과가 올해 하반기 나올 예정이다. 바이오헤이븐은 지난 5월 공개한 연장시험에서 오파칼림을 하루 75㎎ 복용한 환자 가운데 54%가 6개월 동안 발작 빈도를 절반 이상 줄였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허가를 위한 최종 임상 결과는 아니다.

개발의 연속성을 위해 진행 중인 기존 임상시험은 바이오헤이븐이 계속 수행하고, 관련 개발 비용을 SK바이오팜이 부담하기로 했다.

SK바이오팜은 오파칼림뿐 아니라 후속 Kv7 계열 후보 물질과 신약 발굴 플랫폼까지 확보해 뇌전증 분야 시장 장악력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엑스코프리'로 구축한 미국 판매망에 후속 신약을 추가해 뇌전증 시장에서 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는 전략이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현금창출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오파칼림에 큰돈을 투자할 수 있었다"며 "미국에서 글로벌 빅파마와 중추신경계(CNS) 전문 기업들과 경쟁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