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전경. /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이 비만·제2형 당뇨병 등 대사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을 로슈그룹 자회사 제넨텍에 최대 3조2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한미약품은 24일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HM17321'에 대해 제넨텍과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제넨텍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이 후보물질의 개발·제조·상업화 권리를 갖는다.

계약 선급금은 1억9000만달러(약 2629억원)다. 임상 개발, 허가, 상업화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를 합친 전체 계약 규모는 최대 23억달러(약 3조1892억원)이며, 제품 출시 이후 매출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로 받는다. 한미약품은 선급금 규모가 단일 후보물질 기준 국내 제약 기술수출 가운데 역대 최대라고 밝혔다. 전체 계약금의 약 8%를 선급금으로 받는 것도 임상 1상 단계 후보물질로는 이례적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후보물질은 현재 비만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GLP-1 계열과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비인크레틴 계열 치료제다. 한미약품은 체중을 줄이면서 근육은 최대한 보존하는 비만 치료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기존 GLP-1 계열 치료제는 큰 폭의 체중 감량 효과를 내지만, 감량 과정에서 지방뿐 아니라 근육 등 제지방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한미약품은 동물 등을 대상으로 한 비임상시험에서 후보물질을 단독 투여하거나 GLP-1 계열 치료제와 함께 투여했을 때 체중 감소와 체성분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사람에서도 근육 보존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1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받아 현재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2상부터는 제넨텍이 개발을 맡을 예정이다.

최인영 한미약품 부사장은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은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체성분 개선과 대사 건강 회복으로 바뀌고 있다"며 "후보물질의 차별화된 작용 원리와 개발 잠재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