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달 로켓 1단 추진체를 착륙 다리를 이용, 지상에 수직으로 내려놓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바다 위에서 그물로 추진체를 받아내는 데 이은 쾌거다. 미국 스페이스X에 이어 중국도 서로 다른 회수 방식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재사용 발사체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민간 우주기업 란젠항천(랜드스페이스)이 개발한 주췌-3호 야오-2는 지난 19일 발사된 뒤 2단을 예정된 궤도에 올렸다. 이후 분리된 1단 추진체는 발사장으로 돌아와 동체 아래의 착륙 다리를 펼친 채 수직으로 착륙했다. 중국이 재사용 로켓 1단을 이 방식으로 육상에서 회수한 것은 처음이다.
박창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차세대발사체사업단장은 "1단 회수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재사용을 위한 첫 단계는 통과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착륙 기술 자체만 보면 스페이스X 팰컨9과 거의 동일한 기술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가벼운 로켓 vs 단순한 설비… 회수 방식마다 다른 셈법
재사용 로켓의 핵심은 값비싼 1단 추진체를 회수하는 것이다. 이번 중국 주췌-3호는 로켓이 직접 다리로 서는 방식을 활용했다. 추진체가 지상으로 돌아오면서 엔진을 다시 켜 속도를 낮추고, 착륙 직전 동체 아래 다리를 펼쳐 내려앉는다. 스페이스X 팰컨9도 이 방식을 사용한다.
다리로 서는 방식의 장점은 지상에 복잡한 포획 설비가 필요 없다는 점이다. 반면 로켓에 착륙 다리와 이를 지탱하는 구조물까지 실어야 해 발사체가 무거워지고, 결과적으로 늘어난 무게만큼 위성이나 화물을 덜 실어야 한다.
안재명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착륙 다리 방식은 다리에 큰 하중이 걸리기 때문에 구조물을 잘 만들어야 하고, 다리 무게만큼 발사체 무게도 증가한다"며 "대신 받는 쪽에서는 착륙할 땅만 잘 마련하면 돼 운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지난달 창정-10B 시험에서 선보인 '그물 포획 방식'은 무게 부담을 로켓 밖으로 옮긴 개념이다. 추진체가 해상 플랫폼 위로 내려오면 대형 케이블과 그물 형태의 구조물이 이를 받아낸다.
박 단장은 "착륙 다리를 없애 로켓을 가볍게 만들 수 있고, 그만큼 더 많은 위성이나 화물을 실을 수 있다"며 "또 그물이 움직이면서 일정한 위치 오차를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바다에 대형 포획 구조물을 설치하고 이를 운용해야 한다"고 했다.
스페이스X 스타십의 이른바 '젓가락' 방식도 같은 발상에서 출발한다. 1단인 슈퍼헤비 부스터가 발사장으로 되돌아오면 발사대 양쪽에 설치된 거대한 기계식 팔이 젓가락처럼 공중에서 부스터를 붙잡는다. 별도의 착륙 다리가 필요하진 않지만 수십m 크기의 부스터를 발사대의 정해진 위치까지 매우 정밀하게 가져와야 한다.
세 방식 가운데 무엇이 가장 어렵냐는 질문에 박 단장은 스타십 방식을 꼽았다. 그는 "스타십 방식은 부스터가 고정된 위치에 정확히 들어온 상태에서 대형 구조물이 잡아야 해 기술적 난도가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발사체를 원래 발사장으로 곧바로 돌려보내는 방식이 비용과 발사 주기 측면에서 유리하다"며 "해상에서 회수하면 로켓을 다시 육지로 옮겨야 하고 기상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中, 스페이스X 추격 시작… 한국은 이제 실증 단계
안 교수는 중국의 이번 성공이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스페이스X를 따라잡았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재사용 발사체는 로켓을 한 번 무사히 받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회수한 추진체를 점검해 다시 발사하고 이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안전성과 경제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이미 팰컨9 1단을 반복적으로 회수해 다시 발사하는 과정을 수년간 수행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안 교수는 "스페이스X가 재사용 발사체 회수에 성공하기 시작한 것이 대략 10년 전인 2015년"이라며 "중국은 이제 재사용 기술의 신뢰성을 쌓기 시작한 단계로, 회수에 한 번 성공하는 것과 반복해서 실수 없이 수행하는 것은 천지 차이"라고 말했다. 다만 스페이스X가 처음 길을 개척한 것과 달리 중국은 이미 다른 성공 사례가 있는 만큼, 추격 속도는 더 빠를 수 있다고 봤다.
한편 한국은 재사용 발사체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다. 박 단장은 "현재 축소형 실증체를 개발해 비행시험을 준비하는 단계"라며 "2033년쯤 본 발사체 시험에 들어가고 2035년까지 재사용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한국이 착륙장치보다는 먼저 발사체 자체의 성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로켓을 다시 가져오려면 귀환에 쓸 연료와 장비를 추가로 실어야 하는 만큼, 처음부터 충분한 여유 성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재사용 발사체로 쓰려면 애초에 성능이 좋은 발사체여야 한다"며 "발사체 경량화와 엔진 성능 향상 등 기본적인 발사체 성능을 높이는 노력이 기본적으로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