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하 중심부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 A*를 공전하는 별 'S301'./유럽남방천문대(ESO), 그래비티(GRAVITY) 공동 연구진

우리은하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 A*' 주변을 지금까지 알려진 어떤 별보다 가까이 돌며, 우리은하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별이 발견됐다.

독일 막스플랑크 외계물리학연구소(MPE) 등이 참여한 '그래비티+ 공동연구팀'은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대형망원경 간섭계(VLTI)를 이용해 별 'S301'을 발견했다고 20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S301은 태양과 비슷한 질량의 주계열성으로, 궁수자리 A*를 약 8.7년에 한 바퀴 돈다. 특히 궤도가 매우 길쭉해 블랙홀에 가장 가까이 접근할 때는 지구와 태양 거리의 약 12배까지 좁혀진다. 이때 속도는 초속 약 2만5000㎞로 빛의 속도의 8%를 넘는다. 현재까지 우리은하에서 확인된 별 가운데 가장 빠른 수준이다.

연구진은 S301이 현재 위치에서 태어났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별로 이뤄진 쌍성계가 궁수자리 A*에 접근했다가 강한 중력으로 분리되면서 한 별은 튕겨 나가고, S301은 블랙홀에 붙잡혔다는 '힐스 메커니즘'이 유력한 시나리오다.

이번 발견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궁수자리 A*의 회전을 측정할 새로운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회전하는 블랙홀은 주변 시공간을 함께 끌고 가는 '프레임 드래깅' 현상을 일으키며, 가까이 도는 별의 궤도에도 미세한 변화를 남긴다.

S301은 블랙홀과 매우 가까운 데다 이동 속도도 빨라 이런 효과를 관측하기에 유리하다. 연구진은 향후 S301의 위치와 속도를 정밀하게 추적하면 약 10년 안에 궁수자리 A*의 회전이 별의 궤도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슈테판 길레센 MPE 연구원은 "S301 같은 천체를 장기간 관측하면 궁수자리 A*의 회전을 직접 추정하고, 강한 중력 환경에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검증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Nature(2026),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6-10894-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