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에서 뷰티 영상을 많이 보는 청소년일수록 화장품, 향수, 피부 관리 제품 등을 더 많이 사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제품 일부에는 호르몬 작용을 방해할 수 있는 화학물질이 들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럿거스대 에밀리 배럿 교수 연구팀은 뉴저지주 프린스턴고 학생 143명을 대상으로 개인 위생·미용 제품 사용과 소셜미디어 이용 습관을 조사한 결과를 17일 국제 학술지 '노출과학 및 환경역학 저널'에 발표했다.
조사 대상에는 비누, 치약, 샴푸, 자외선 차단제부터 스킨케어 제품, 향수, 화장품까지 포함됐다. 여학생은 하루 동안 14개 제품(중간값)을 사용해 남학생의 두 배 수준 많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성별, 학년, 인종, 부모 학력 등 영향을 보정해 분석한 결과, 자체 제품을 판매하는 인플루언서를 팔로우하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최근 24시간 동안 사용한 개인 위생·미용 제품 수가 30% 많았다. 헤어·뷰티 튜토리얼을 본 학생은 40% 더 많은 제품을 썼다. 소셜미디어 이용 시간이 길수록 전반적인 제품 사용량도 늘어나는 경향도 보였다.
연구진이 우려하는 것은 이런 제품에 포함될 수 있는 프탈레이트, 파라벤, 페놀 같은 화학물질이다. 일부는 체내 호르몬 신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개인 위생·미용 제품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이 같은 화학 물질의 체내 농도가 높은 경향이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제품 성분을 꼼꼼히 확인하는 청소년은 많지 않았다. 성분표를 정기적으로 읽는다는 학생은 19%, 더 안전한 제품을 찾기 위해 앱이나 웹사이트를 이용한다는 학생은 5%에 그쳤다.
배럿 교수는 "소셜미디어가 청소년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많이 논의돼 왔지만, 이번 연구는 개인 위생·미용 제품 사용을 늘려 화학 물질 노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다양한 지역의 청소년으로 연구를 확대하고, 사용 제품 목록과 소변 검사를 함께 분석해 실제 화학 물질 노출과 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