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은 달 남극에 인류의 장기 거주지를 개척하는 '문베이스(Moon Base)'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방한한 문베이스 실무진은 달 기지가 연구소 몇 동이 아니라 '작은 도시'에 가까운 모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 대해선 달 기지 건설의 주요 기여국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카를로스 가르시아 갈란 NASA 문베이스 총괄책임자는 서울에서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폴로 시대에는 달에 가는 것 자체가 목표였지만 이번 문베이스 프로그램에서 달 도착은 첫 단계일 뿐"이라며 "사람이 지속적으로 거주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NASA는 문베이스 프로그램을 세 단계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1단계로 2029년까지는 무인 착륙선과 로버(탐사 로봇)를 보내 달 남극의 지형과 자원을 조사하고, 이동·전력·통신 기술을 시험한다. 2단계인 2029~2032년에는 거주 시설과 물류 체계를 갖춘다. 태양광으로 전력을 생산·저장하는 설비를 시험하고, 달 표면 통신망도 구축한다.
3단계에서는 우주비행사가 교대로 장기간 머물며 활동하는 체제를 본격 구축한다. 거주 모듈, 장거리 이동용 로버, 핵분열 발전 시스템, 대규모 물류망 등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연간 최대 38t의 화물을 달로 수송하는 역량을 확보하는 것도 목표다.
달은 화성으로 가기 위한 전초기지이기도 하다. 달에서 장기간 생활하며 거주·에너지·물류·자원 활용 기술을 익힌 뒤 화성 유인(有人) 탐사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NASA에서 달·화성 유인 탐사 계획을 총괄하는 누주드 메랜시는 "달 기지는 작은 도시와 비슷한 모습일 것"이라며 "처음에는 남극 과학기지처럼 시작해 점차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착륙선과 화물을 받는 교통 구역, 우주비행사 거주 구역, 발전·통신 시설과 로버·연구 시설 등이 곳곳에 들어선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달 자원을 이용해 추진제와 산소를 생산하는 공장이나 산업 구역도 생길 수 있다고 했다.
한국에도 참여 기회가 열려 있다. NASA는 한국의 강점으로 위성·통신, 로봇과 달 표면 이동 시스템, 과학 연구와 센서 등을 꼽았다. 메랜시는 "한국은 통신과 위성 시스템 분야에서 강한 전통을 갖고 있고 다누리 임무 등을 통해 NASA와 협력한 경험도 있다"며 "로봇과 이동 시스템, 과학 연구와 센서 분야의 산업 기반도 달 기지 계획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