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는 문화기술대학원 이원재 교수와 전산학부 차미영·오혜연 교수 연구팀이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와 공동으로 온라인 댓글에서 외국 세력 활동으로 의심되는 패턴을 탐지하고, 그 판단 근거까지 보여주는 AI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KAIST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국내 정치 갈등을 키우는 수상한 댓글 계정이 AI(인공지능) 분석에서 대거 포착됐다. 특정 진영을 노골적으로 편드는 대신 양쪽을 번갈아 공격하며 불신과 대립을 키우는 패턴을 확인한 것이다.

KAIST는 문화기술대학원 이원재 교수와 전산학부 차미영·오혜연 교수 연구팀이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와 공동으로 온라인 댓글에서 외국 세력 활동으로 의심되는 패턴을 탐지하고, 그 판단 근거까지 보여주는 AI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AI는 댓글에 외국 개입을 의심할 만한 표현과 맥락이 있는지 살피고, 도덕적 비난이나 맹목적 찬양처럼 갈등을 키울 수 있는 감정이 누구를 향하는지도 분석했다. 계정의 활동 기간, 빈도, 다른 의심 계정과의 연관성도 함께 따졌다. 특히 의심 계정이라는 판정 결과와 더불어 판단 근거가 된 댓글 표현까지 제시해 사람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진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외국 연계 계정으로 식별한 70개 계정을 기준으로, 이와 연관되거나 같은 기사에 반복적으로 댓글을 단 계정을 추적했다. 2006~2025년 네이버 뉴스 댓글 약 1억1000만건을 분석했고, 이용자 약 400만명 중 2만3998개 계정에서 이러한 의심 패턴을 발견했다.

KAIST는 문화기술대학원 이원재 교수와 전산학부 차미영·오혜연 교수 연구팀이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와 공동으로 온라인 댓글에서 외국 세력 활동으로 의심되는 패턴을 탐지하고, 그 판단 근거까지 보여주는 AI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KAIST

눈에 띈 것은 이들의 정치적 행태였다. 한쪽 진영을 일관되게 지지하기보다 국내 정치인과 한국 사회를 비난하며 기존 갈등을 증폭시키는 경향이 나타났다. 대중의 호응을 많이 얻은 상위 10개 공격 대상 중 7개가 국내 유명 정치인이었다. 공격 대상에는 진보·보수 양쪽의 전·현직 대통령, 대선 후보, 정당 등이 폭넓게 포함됐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계정의 자동 차단이나 제재에 쓰기보다는 전문가의 판단을 돕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가 수많은 댓글 가운데 의심스러운 계정과 메시지를 먼저 추려내면 전문가가 제시된 근거를 확인해 최종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원재 교수는 "의심 계정들은 외국을 직접 찬양하기보다 한국과 국내 정치인을 비난하며 갈등을 키우는 패턴을 보였다"며 "선거처럼 사회적 갈등이 높아지는 시기에 우선 검토해야 할 메시지를 가려내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