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기온만 보면 폭염이 발생한 날(고온일·高溫日)로 분류되지 않지만, 한밤이나 이른 아침 등 특정 시간대에 이례적인 고온이 나타나는 '숨은 폭염'이 세계 각지에서 여름마다 평균 77시간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숨은 폭염은 10년마다 평균 12시간씩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중산대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을 10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먼저 1981~2010년 각 지역의 같은 계절·같은 시간대 기온을 높은 순서대로 나열해, 상위 10%에 해당하는 기온은 '극한 고온'의 기준으로 삼았다. 이어 1981~2023년 시간대별 기온이 이 기준을 넘는지 분석했다. 같은 방식으로 하루 평균기온이 과거 같은 시기의 기록의 상위 10%를 넘으면 '고온일'로 분류했다.
시간 단위로는 극한 고온이 발생했지만, 하루 평균기온은 기준을 넘지 않아 고온일로 잡히지 않은 경우가 이른바 '숨은 폭염'이다. 예컨대 하루 평균기온은 고온일 기준에 못 미치지만, 자정 무렵부터 3시간 동안 기온이 과거 같은 시간대의 상위 10% 기준을 넘었다면 그 3시간이 '숨은 폭염'에 해당한다.
분석 결과, 세계 각 지역에서는 여름 한철 동안 평균 269시간의 극한 고온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숨은 폭염은 평균 77시간으로, 전체 극한 고온 시간의 약 28%를 차지했다. '숨은 폭염'은 10년마다 평균 12시간씩 늘었으며 낮보다 밤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시나리오에서 2070~2099년 극한 고온 발생 시간이 현재의 약 4.5배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하루 24시간 모두 극한 고온인 날은 현재 여름철 평균 2.91일에서 약 40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숨은 폭염' 가운데 약 72%는 밤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진은 밤새 극한 고온이 이어지면 고온 관련 질환과 사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