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 20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 모니터에 전국 기온이 표시돼 있다./뉴스1

기후변화로 폭염이 더 강해지는 데 그치지 않고, 하루 중 극심한 더위를 견뎌야 하는 시간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은 수준으로 이어질 경우 세기말에는 '극한 고온'이 현재보다 하루 4시간 이상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중국 중산대와 영국 사우샘프턴대, 미국 일리노이대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1981~2023년 전 세계 육지의 기온을 시간 단위로 분석하고, 이를 21세기 말까지의 기후 전망과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지난 10일(현지 시각) 게재됐다.

기존 연구는 대부분 하루 최고기온이나 평균기온을 기준으로 더위를 분석했다. 반면 연구진은 하루 24시간 가운데 실제로 몇 시간이나 이례적인 고온이 이어졌는지를 들여다봤다.

연구진은 1981~2010년 같은 계절·시간대의 기온과 비교해 유난히 더운 상위 10% 수준을 넘는 경우를 '시간별 극한고온'으로 정의했다. 쉽게 말해 어느 지역의 오후 3시 기온이 평소 그 시기 오후 3시와 비교해 이례적으로 높다면 그 한 시간을 극한 고온으로 계산한 것이다.

분석 결과, 극한 고온 시간은 이미 빠르게 늘고 있었다. 1981~2023년 전 세계 육지의 80% 이상에서 극한고온 시간이 증가했고, 증가 폭은 10년마다 평균 약 62시간에 달했다. 현재 전 세계 육지에서는 극한 고온이 여름 한철 평균 약 269시간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앞으로는 하루 중 더위가 차지하는 시간이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2001~2023년 기준 극한 고온일에는 하루 평균 약 16.4시간이 극심하게 더웠다. 화석연료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지속되는 SSP5-8.5 시나리오에서는 2070~2099년에 하루에 나타나는 극한고온 시간이 2001~2023년보다 4시간 이상 늘어나 약 21시간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루 24시간 가운데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이 3시간 남짓에 불과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극한 고온으로 분류되지 않는 날에도 극심한 고온이 나타나는 시간이 현재보다 하루 약 3시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온실가스 고배출 시나리오에서는 세기말 약 5시간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루 종일은 아니더라도 출퇴근이나 야외활동이 집중되는 시간대에 갑자기 위험한 수준의 더위가 닥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시간별 극한 고온이 낮보다 밤에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밤은 낮 동안 쌓인 열을 식히고 몸이 회복하는 시간인데, 높은 기온이 밤까지 이어지면 이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연구진은 비정상적으로 더운 밤이 열 관련 질환과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폭염 위험을 판단할 때 '몇 도까지 올랐는가'뿐 아니라 '더위가 몇 시간 이어졌는가'도 함께 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연구진이 국가별 열 관련 사망과의 연관성을 비교한 결과, 시간 단위로 계산한 극한 고온 노출 시간이 하루 단위 지표보다 사망률과 더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연구진은 "앞으로 시간대별 고온 정보를 폭염 예·경보와 건강위험 평가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참고 자료

Nature Climate Change(2026), DOI: https://doi.org/10.1038/s41558-026-027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