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가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상단부 충돌 전후의 달 표면 변화를 포착했다. 사전에 예측된 인공물의 달 충돌 직전과 직후를 궤도에서 비교 관측한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우주항공청은 다누리가 지난 5일 오후 3시 34분(한국 시각) 달 뒷면 아인슈타인 분화구 인근에서 발생한 팰컨9 로켓 상단부 충돌 전후를 촬영했다고 6일 밝혔다. 다누리는 충돌 약 30분 전인 오후 3시 1분 첫 촬영을 시작해 충돌 이후 7차례 더 촬영했다. 총 8차례에 걸친 촬영은 6일 오전 7시쯤 끝났다.
다누리는 궤도를 조정해 충돌 지점 상공을 지나면서 고해상도 카메라 '루티(LUTI)'로 충돌 전후의 달 표면을 촬영했다. 루티는 화소당 약 5m 수준의 해상도로 좁은 지역을 정밀 촬영하는 장비다.
당시 충돌 지점과 다누리의 거리는 약 340~350㎞였다. 우주항공청은 "이번 촬영은 서울 상공 150㎞에서 초속 1.5㎞로 비행하면서 부산에서 일어난 충돌을 촬영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했다.
광시야 편광 카메라 '폴캠(PolCam)'도 같은 지역을 촬영해 충돌 전후 달 표면의 편광 특성 변화를 관측했다. 폴캠은 넓은 지역의 달 표면에 반사된 빛의 방향과 세기 변화를 측정해 표면 입자의 크기와 밀도, 분출물 확산 등을 분석하는 데 쓰인다.
우주항공청은 이번 관측 자료에서 충돌 지점 인근의 지형 변화와 분출물이 퍼진 흔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충돌 전후 비교 사진에서는 충돌 뒤 달 표면에 이전에는 없던 검은색의 길쭉한 흔적이 나타난다. 다누리는 앞서 지난달 9일에도 충돌 예상 지점 주변을 두 차례 촬영해 비교에 필요한 기준 영상을 확보했다.
그동안 달에 떨어진 인공 물체는 충돌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새로 생긴 충돌구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연구되는 경우가 많았다. 다누리는 이번에 충돌 직전과 직후 영상을 모두 확보해 로켓 충돌로 발생한 변화만 따로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새로 생긴 충돌구의 정확한 크기와 형태, 분출물 분포, 달 표면의 반사·편광 특성 변화를 분석할 계획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정찰궤도선 'LRO'도 향후 충돌 지역을 촬영할 예정이다. 다누리의 관측 자료는 LRO의 촬영 계획을 세우는 데 활용된다. 이번에 생긴 충돌구의 정확한 규모와 형태, 분출물 분포 등 분석 결과는 NASA 등과의 협력을 통해 국제 공동 연구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다누리가 달 궤도에서 인공물 충돌 전후 장면을 포착한 것은 궤도 제어와 임무 운용 능력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달 탐사 관측 능력을 입증하는 중요한 성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