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진단 플랫폼 '퓨전(FUSION) 어세이'를 개발했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국내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가운데 실제 감염력을 지닌 바이러스만 빠르게 구분하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김호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체분자인식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연구진은 전남대병원,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과 공동으로 차세대 진단 플랫폼 '퓨전(FUSION) 어세이'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지난 4월 게재됐다.

기존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바이러스 유전물질을 검출하기 때문에 감염력을 잃은 바이러스 조각에도 양성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별도의 전처리와 분석 장비가 필요해 현장에서 즉시 확인하기도 어렵다.

연구진은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할 때 발생하는 막 융합 반응을 이용했다. 세포막을 모방한 입자 '비콘(VEACON)'이 감염성 바이러스와 만나면 초록색 형광 신호를 내도록 설계했다. 감염력을 잃은 바이러스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검출 용액을 시료와 섞으면 5분 안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과 연결한 휴대용 판독기를 이용하면 2분 만에 바이러스 유무를 알 수 있다. 용액을 마스크나 생활용품 표면에 뿌려 오염된 지점을 확인하는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연구진이 임상 검체 100개를 분석한 결과 감염성 바이러스 판별 정확도는 91.7%로 나타났다. 코로나19와 독감, RSV 간 교차 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나무와 플라스틱, 스테인리스, 마스크 표면에서도 바이러스 오염 여부를 구분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은 감염력이 없는 바이러스 흔적에는 반응하지 않아 불필요한 격리를 줄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며 "반복 선별 검사가 필요한 현장이나 환경 방역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Advanced Materials(2026), DOI: https://doi.org/10.1002/adma.202521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