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이 소셜미디어를 이른 나이에 시작할수록 수학과 모국어 학업 성취도가 낮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AI 생성 이미지

정부가 만 14세 미만 미성년자의 소셜미디어(SNS) 가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소셜미디어를 일찍 시작한 청소년일수록 수학과 모국어 학업 성취도가 낮다는 연구 결과가 이탈리아에서 나왔다. 스마트폰을 수시로 확인하는 습관이 주의력을 분산하고 인지적 부담을 키운 영향으로 분석됐다.

이탈리아 밀라노-비코카대 연구팀은 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에 이와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탈리아 고교생 5227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을 처음 가진 시기, 소셜미디어 계정을 만든 시점, 스마트폰 사용 습관 등을 조사하고, 이들이 초·중·고교 때 치른 국가 학업성취도 평가의 이탈리아어·수학·영어 성적과 비교했다.

그 결과 6학년(11~12세) 때 소셜미디어를 시작한 학생은 14세 이후 시작한 학생보다 이탈리아어 학습 성취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그 차이가 약 6개월의 학습 진도에 해당한다고 추산했다. 수학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반면 영어 성적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소셜미디어에서 영어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접한 효과가 부정적 영향을 일부 상쇄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성적 격차가 스마트폰을 자주 확인하는 습관과 관련됐다고 봤다. 학생들의 스마트폰 확인 빈도가 같다고 가정해 다시 분석하자, 두 집단의 성적 차이는 이탈리아어에서 15~34%, 수학에서 33~47% 줄었다. 학습 부진의 상당 부분이 스마트폰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과 관련돼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주의력 분산을 관리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할 때까지 소셜미디어의 이용을 늦추는 정책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새 콘텐츠 알림과 반복 이용 유도 장치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실험이 아닌 학생들의 행태와 성적을 비교·분석한 결과로, 소셜미디어가 성적 저하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