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이 지난 6월 정부대전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정부가 국내 우수 기술의 해외 특허 확보부터 기술 이전과 투자까지 연계해 지식재산 수익화에 나선다. 국내 특허출원 규모는 세계 4위지만, 특허를 매각하거나 사용료 수입으로 연결하는 역량은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지식재산처는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하반기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지식재산처는 올해 하반기 대학과 공공연구기관 등이 보유한 우수 기술 50개를 선정해 해외 특허 확보를 지원한다. 해외에서 특허를 매각하거나 사용권을 제공해 수익을 내는 전문기업 20곳도 선도기업으로 지정한다.

관련 기업과 기술에 투자하는 지식재산(IP) 수익화·거래 펀드는 올해 1400억원 규모로 조성하고, 특허와 상표권 등의 가치를 평가해 대출·투자로 연결하는 지식재산 금융 규모는 13조3000억원까지 확대한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은 지난 3일 사전 브리핑에서 "민간 기업들이 해외에서 사업할 수 있으려면 수익화할 만한 우수 특허를 먼저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활용되지 않는 우수 기술을 발굴해 해외 특허를 확보하고, 해당 정보를 민간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 부처와 지방정부, 공공기관에 흩어진 특허·저작권 등을 통합 관리하는 체계도 마련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특허와 상표, 저작권 등을 한 번에 찾아볼 수 있는 통합 검색 서비스를 시작하고, 내년부터 각 기관의 지식재산 정보와 국민 아이디어를 모은 '국가 IP 데이터베이스(DB)'를 만든다.

김 처장은 "건물과 토지 같은 국유재산과 달리 특허와 저작권 등 무형재산은 전체 현황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다"며 "통합 시스템을 통해 민간 이전과 사업화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이 낸 아이디어를 창업이나 정책으로 연결하는 '모두의 아이디어' 사업에서는 접수된 2만7000여 건 가운데 100개를 추려 고도화하고 있다. 오는 10월 최종 60개를 선정해 창업과 제품 개발, 정책 반영을 지원한다.

기술탈취와 해외 기술유출에 대응하는 전담 조직은 기존 1과 27명에서 4과 61명으로 확대했다. 지식재산처는 수사 범위를 중소기업 기술탈취와 첨단기술 해외유출 등으로 넓히고, 지난 6월 기준 19.6개월인 사건 처리기간을 연말까지 15개월로 줄일 계획이다.

오는 10월에는 K뷰티·푸드·패션 등의 정품을 확인하는 'K-브랜드 정부인증 제도'를 시행한다. 인증상표를 주요 수출국 70곳에 등록하고, 해외 위조 상품 적발 시 정부와 기업이 공동 대응한다.

지식재산 행정과 특허·상표 심사에는 인공지능(AI)을 도입한다. AI로 개인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실제처럼 구현한 '디지털 레플리카' 등 새로운 무단 이용에 대응하기 위한 부정경쟁방지법 개정도 하반기에 추진한다.

이어 특허 심사 대기기간은 현재 14.4개월에서 14개월로, 상표의 경우는 11.4개월에서 11.2개월로 단축한다. 청년 창업과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관련 출원은 초고속심사 대상에 포함해 한 달 안에 결과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지역에서는 향토자산 10개를 선정해 상표권 확보와 상품 디자인 개발을 지원한다. 동남권과 호남권 등 3개 권역에는 지식재산 종합지원센터를 신설해 지역 기업의 특허 확보와 사업화, 분쟁 대응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 처장은 "앞으로 지식재산의 가치가 시장에서 온전히 실현되는 혁신생태계를 조성해, 지식재산이 국민과 기업의 든든한 성장자산이자 대한민국 경제 대도약의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