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으로 널리 알려진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가 초대형 기업 결합을 논의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 보도했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기업 가치가 약 4000억달러(약 570조원)에 이르는 세계 4위 제약사가 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시가총액이 약 1960억파운드(약 377조원)로, HSBC에 이어 영국 증시에서 둘째로 큰 상장사다. BMS의 시가총액은 약 1330억달러(약 190조원)다. 결합이 성사되면 제약·바이오 업계의 역대 최대 거래가 될 전망이다.
FT는 두 회사가 최근 몇 달 동안 기업 결합 방안을 협의해 왔다고 전했다. 협상이 가까운 시일 안에 합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지연되거나 무산될 수도 있다고 했다. 거래 구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현금과 주식을 함께 지급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는 모두 항암제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 면역항암제 '임핀지' 등을 보유하고 있다. BMS도 면역항암제 '옵디보'와 '여보이' 등을 판매하고 있다. 결합이 성사되면 세계 항암제 시장에서 막강한 점유율과 신약 후보 물질을 갖춘 회사가 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014년만 해도 미국 화이자의 인수 대상이었다. 당시 화이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기업 가치를 약 700억파운드로 평가해 인수를 제안했지만, 아스트라제네카가 이를 거부했다. 이후 아스트라제네카는 항암제를 앞세워 급성장했고, 현재 기업 가치가 2000억파운드에 육박하는 회사로 올라섰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587억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2030년까지 연간 매출을 800억달러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나온다. BMS와의 결합이 성사되면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 사업 기반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BMS는 주요 의약품의 특허 만료에 따른 중장기 매출 감소 압박을 받고 있다. 2019년 바이오 기업 세엘진을 740억달러에 인수했지만 기대한 성과를 충분히 거두지 못했다. 새로운 성장 동력과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두 회사 결합의 최대 걸림돌은 각국 경쟁 당국의 반독점 심사가 될 전망이다. 양사의 항암제 사업이 크게 겹치기 때문이다. 특히 BMS의 옵디보와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는 비(非)소세포폐암 치료 분야에서 직접 경쟁하고 있다. 경쟁 당국은 양사 결합으로 특정 치료제 시장의 경쟁이 제한되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