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는 데 최대 난제로 꼽힌 냉각 문제를 풀기 위한 기술이 특허로 등록됐다. 막대한 전기와 물을 쓰는 데이터센터를 우주로 보내겠다는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와 우주 스타트업 소피아 스페이스는 우주 데이터센터용 냉각 시스템으로 미국 특허상표청의 특허를 취득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활용해 이르면 2030년대 초 24시간 태양광으로 가동하는 데이터센터를 우주에 띄운다는 목표다.
우주는 차갑지만 열을 식히기에는 오히려 까다로운 공간이다. 데이터센터는 수많은 고성능 반도체를 동시에 돌리기 때문에 막대한 열이 발생한다. 지상에서는 팬으로 공기를 순환시키거나 냉각수를 흘려 열을 식힌다. 하지만 진공 상태인 우주에는 열을 옮길 공기가 없고, 냉각수를 공급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우주에서는 장비에서 나온 열을 적외선 형태로 내보내는 '복사' 방식에 의존해야 한다. 하지만 이 방식은 열을 충분히 빠르게 방출하기 어려워, 열에 의해 반도체 성능이 떨어지거나 장비가 고장 날 수 있다.
칼텍과 소피아 스페이스는 데이터센터를 두껍게 쌓는 대신 넓고 얇은 '타일' 형태로 만들어 샌드위치처럼 여러 겹으로 구성하는 방법을 해법으로 내놨다. 태양을 향하는 앞면에는 태양전지를, 가운데에는 프로세서와 메모리 등 연산 장치와 통신 장비를, 우주를 향하는 뒷면에는 열을 내보내는 방열판을 두는 방식이다.
태양전지에서 만든 전력으로 AI 연산을 수행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열은 바로 뒤편 방열판을 통해 우주로 방출하는 구조다. 태양전지의 열이 연산 장치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두 장치 사이에는 '열 차단층'을 넣는다. 반도체에서 발생한 열은 '열 확산층'을 통해 타일 전체로 고르게 퍼뜨린다. 특정 부위에 열이 몰려 연산 성능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방열판의 넓은 면적을 활용해 빠르게 열을 내보내기 위한 것이다.
각 타일이 전력 생산, 연산, 방열 기능을 독립적으로 갖는 것도 특징이다. 지상 데이터센터처럼 서버를 한곳에 밀집시키고 복잡한 배관과 냉각 장치를 연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타일별 온도와 연산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뜨거워진 타일의 작업을 다른 타일로 옮기는 운영 소프트웨어도 개발하고 있다.
우주 데이터센터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태양광을 장시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상에서는 밤과 날씨의 영향을 받아 대규모 배터리나 별도 발전원이 필요하다. 반면 우주에서는 궤도를 적절히 설계하면 태양빛을 거의 끊임없이 받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소피아 스페이스도 우주에서 만든 전기를 지상으로 보내는 대신, 궤도에서 직접 AI 연산을 한 뒤 데이터만 지구로 전송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지상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 소음, 각종 주민 반발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특허 취득만으로 실제 냉각 성능을 입증한 것은 아니다. 대규모 방열판에 필요한 면적, 무게, 발사 비용, 우주에서 장비가 고장 났을 때의 수리 문제를 검증해야 한다. 위성과 데이터센터가 늘면서 우주 쓰레기와 충돌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소피아 스페이스는 지상 데이터센터와 비용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상용화 가능성은 향후 궤도 실증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