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토 대서양 철도(LAR) 컨소시엄이 운영하는 로비토 항구 광물 터미널. 로비토 대서양 철도는 앙골라와 콩고민주공화국(DRC) 간에 구리, 코발트, 황, 시약, 연료 등을 운송한다./AFP연합뉴스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지난 20여 년간 채굴된 우라늄 수천 t이 전기차·스마트폰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코발트에 섞여 해외로 수출됐지만, 대부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위스콘신대와 프린스턴대 연구진은 30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콩고민주공화국 전역의 광물 분포 자료와 지구화학 데이터, 광산별 무역 기록, 코발트 가공 과정의 화학 모델을 종합해 우라늄의 이동 경로를 추적한 결과를 공개했다.

세계 최대 코발트 산지인 콩고민주공화국 남부 '코퍼벨트' 지역의 광석은 코발트와 우라늄이 함께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코발트가 들어 있는 광물은 우라늄과 같은 다른 원소를 표면에 붙잡아 두는 능력이 강하다. 따라서 채굴이나 가공 과정에서 우라늄을 따로 제거하지 않으면 코발트 수산화물에 남은 채 수출된다.

분석 결과, 2000~2024년 코발트 수산화물에 섞여 수출된 천연 우라늄은 2000~5000t으로 추정됐다. 라이언 만주크(Ryan Manzuk) 위스콘신대·프린스턴대 연구원은 "콩고민주공화국처럼 과거에 우라늄 채굴이 이루어졌던 지역 근처에서 코발트 광석을 채굴할 경우, 상당량의 우라늄이 함께 산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주요 물량이 전 세계 코발트 정제소의 약 95%가 집중된 중국으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 우라늄 확보를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수출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공식적으로 보고된 우라늄 생산량이 사실상 없었다. 연구진은 "공개적으로 신고돼 IAEA의 안전조치 아래 놓인 물량은 10% 미만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천연 우라늄은 그대로 핵무기에 쓸 수 없다. 핵분열이 잘 일어나는 우라늄-235의 비율을 높이는 농축 과정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이번에 찾은 물량을 농축할 경우 이론적으로 핵무기 약 600~1500기에 필요한 핵분열성 물질을 만들거나, 일반 경수로 원자로(일반 물을 사용하는 원자로)를 10~25년 가동할 연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진은 수출되지 않은 광산 폐기물에도 우라늄 약 1000~4000t이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폐기물 속 우라늄이 물에 잘 녹거나 이동하기 쉬운 화학적 형태로 존재하면 빗물이나 지하수를 따라 주변 환경으로 퍼질 수 있다. 노동자가 방사성 먼지를 들이마시거나, 오염된 물과 토양에 주민들이 장기간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연구에 참여한 세바스티앙 필립(Sébastien Philippe) 위스콘신대 교수는 "콩고 광산에 대한 전국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며 "코발트 수산화물 수출품의 우라늄 함량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광산 노동자를 대상으로 방사선 피폭을 감시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진은 "궁극적으로 코발트를 콩고민주공화국 안에서 금속 상태까지 정제해야 우라늄이 섞인 중간 제품의 해외 반출을 막을 수 있다"며 "현지에서 우라늄을 분리·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참고 자료

Nature Communications(2026),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6-75910-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