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이 SK하이닉스와 반도체 방사선 영향평가 분야의 협력을 확대한다.
원자력연은 지난 28일 경주 양성자과학연구단에서 SK하이닉스와 입자빔 활용 공동연구를 위한 상호협력 협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두 기관은 2018년부터 경주 양성자가속기를 활용해 반도체 소자의 방사선 영향평가를 진행해 왔다.
우주 공간이나 항공기가 운항하는 상공에서는 지상보다 우주방사선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방사선이 반도체 소자에 충돌하면 일시적인 오작동이나 손상이 발생할 수 있어 위성, 자동차, 항공기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는 사전에 방사선 내성을 확인해야 한다.
경주 양성자가속기는 우주·대기방사선이 반도체에 미치는 영향을 지상에서 재현하고 평가하는 시설이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원자력연의 양성자·중성자 빔을 이용해 자체 개발한 반도체 소자의 안정성을 시험해 왔다.
최근에는 시험을 거친 국산 반도체 소자를 누리호 5차 발사에 실릴 부품 검증위성 'E3T 2'에 탑재해 실제 우주 환경에서 성능과 동작 안정성을 확인하는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두 기관은 경주 양성자가속기와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의 빔 이용 시간을 공동으로 활용한다. 고에너지 양성자·전자·감마선·중성자 빔을 이용해 실제와 유사한 우주·대기방사선 환경을 구현하는 연구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원자력연은 반도체와 우주 분야의 고에너지 시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100MeV(메가전자볼트)급 양성자가속기를 200MeV급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성능 확장이 이뤄지면 해외 시설에 의존하던 일부 고에너지 시험을 국내에서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원은 보고 있다.
임인철 원자력연 원장 직무대행은 "양성자가속기와 하나로 등 연구시설을 활용해 반도체 방사선 신뢰성 평가기술을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송준호 SK하이닉스 부사장은 "반도체의 활용 범위가 우주와 자율주행 등으로 넓어지면서 방사선 신뢰성 검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관련 평가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