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가르시아 갈란(Carlos Garcia-Galan) 미 항공우주국(NASA) 달 기지 프로그램 총괄 책임자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누주드 메랜시(Nujoud Merancy) 부국장, 카를로스 가르시아 갈란 총괄 책임자, 에릭 마이어(Eric Maier) 국제협력 총괄, 네이선 쿠마(Nathan Kumar) 국제협력 담당./우주항공청

미 항공우주국(NASA)이 한국의 통신·로봇·모빌리티 기술을 달 기지 건설의 유력한 협력 분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NASA는 향후 3개월 안에 한국과의 협력 방향을 구체화해 발표할 계획이다.

카를로스 가르시아 갈란(Carlos Garcia-Galan) NASA 달 기지 프로그램 총괄 책임자는 29일 서울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한국의 우주 기술 역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우주항공청과 NASA가 개최한 우주탐사 협력 아르테미스 워크숍과 연계해 마련됐다.

현재 NASA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통해 단순한 달 탐사를 넘어 통신과 운송, 거주, 연구 기능을 갖춘 달 기지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달 남극의 탐사 기지에서 시작해 장기적으로는 연구·생산·거주 시설이 결합된 '작은 도시' 형태의 인프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가르시아 갈란 총괄 책임자는 "50년 전 아폴로 계획에서는 미국이 독자적으로 달에 갔다면, 지금은 한국을 포함한 국제 파트너들과 힘을 합쳐 가려 한다"며 "한국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과 기술 역량을 갖추고 있고 산업 기반도 잘 마련된 파트너"라고 말했다.

누주드 메란시(Nujoud Merancy) NASA 전략 및 아키텍처 사무국 부국장은 "국제 협력을 위해 수년 동안 한국의 기술 역량을 조사해 왔다"며 "한국은 통신위성 시스템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보유하고 있고, 로봇과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NASA는 달 기지 건설 초기 단계에서 무인 로버와 탐사 장비 등 로봇 시스템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종 목표가 우주인의 장기 체류인 만큼 초기 시스템부터 향후 유인 임무에 필요한 안전성과 정밀성을 고려해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르시아 갈란 총괄 책임자는 "한국과의 협력을 논의할 때 당장은 로봇과 모빌리티 분야가 중심이 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사람을 달에 보내는 임무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형 거주 모듈과 같은 핵심 시설뿐 아니라 로버와 가압 로버, 착륙선, 소형 과학 탑재체 등에서도 국제 협력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NASA는 설명했다. 대학과 연구기관이 개발한 10~20㎏급 탑재체를 달 표면에 보내 시험하는 소규모 프로젝트도 협력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달 기지에 전력을 공급하는 분야에서도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다. 달에서는 약 2주 동안 밤이 이어지고 온도 변화도 극심해 태양광 발전만으로 장기간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에 NASA는 원자력을 포함한 다양한 전력 공급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메란시 부국장은 "전력은 달 기지 프로그램의 핵심 인프라"라며 "NASA는 다양한 규모의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모든 전력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제 파트너와의 협력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아직 한국이 달 기지 프로그램에서 맡을 구체적인 장비나 임무는 확정되지 않았다. 가르시아 갈란 총괄 책임자는 "현재 운송·귀환 수단과 장기 거주 인프라, 달 표면 이동체 등 달 기지를 구성할 주요 요소를 분석하고 있고, 우주항공청과의 논의를 통해 협력 분야를 구체화하겠다"며 "3개월 안에 세부 구상을 결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