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대 동기 수학자 2명이 중국 국적자로서는 처음으로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받았다.
국제수학연맹(IMU)은 23일(현지 시각)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ICM)에서 덩위(37) 미국 시카고대 교수, 왕훙(35) 뉴욕대 교수, 존 파던(37) 스토니브룩대 교수, 제이컵 치머먼(38)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를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다. 필즈상은 4년마다 뛰어난 업적을 낸 만 40세 미만 수학자에게 주는 상이다.
네 수상자 중 덩 교수와 왕 교수는 중국 국적자로는 처음 필즈상을 받았다. 과거 중국계 수학자인 야우싱퉁과 테런스 타오가 수상했지만, 둘 다 중국 국적자는 아니었다. 한 해에 수상자 2명을 배출한 것도 아시아 국가 중 처음이다. 왕 교수는 필즈상 역사상 세 번째 여성 수상자가 됐다.
덩 교수와 왕 교수 모두 2007년 베이징대 학부로 입학한 동기지만, 서로 다른 길을 거쳐 세계적인 수학자로 거듭났다.
어려서부터 수학 영재로 이름을 날렸던 덩 교수는 베이징대 수학과에 무시험으로 입학했다. 하지만 2009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수학과로 편입했고, 프린스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아 시카고대 교수가 됐다. 그는 독일 수학자 다비트 힐베르트가 1900년 제시한 '23개 난제' 중에서 핵심 하위 난제(수많은 분자의 충돌이 어떻게 유체 흐름으로 이어지는지 증명하는 문제)를 해결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왕 교수는 베이징대 지구우주과학대로 입학했지만, 이듬해 수학과로 전과했다. 이후 프랑스로 건너가 에콜 폴리테크니크 파리 쉬드대학교에서 공학 학위와 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와 UCLA 등을 거쳐 현재 뉴욕대 쿠랑연구소, 프랑스 고등과학연구소 교수로 있다. 그는 100년 넘게 풀리지 않던 수학계 난제 '3차원 가케야 문제'(바늘 하나를 모든 방향으로 돌리기 위해 필요한 최소 면적을 찾는 문제로, 차를 한 바퀴 돌릴 수 있는 최소 주차장 크기)를 해결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파던 교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고차원 공간을 구별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고, 치머먼 교수는 복잡한 방정식이 어떤 경우에 정수로 풀리는지를 밝히는 난제를 해결했다.
수상자들은 고대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의 얼굴이 새겨진 14K 금메달과 상금 1만5000캐나다달러(약 1570만원)를 받는다. 직전 대회인 2022년에는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가 한국계 수학자로는 처음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