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 아래에 얇은 반도체 칩을 삽입해 잃어버린 시력을 일부 되살리는 '인공망막'이 유럽에서 상용화된다. /사이언스 코퍼레이션

망막 아래에 얇은 반도체 칩을 삽입해 잃어버린 시력을 일부 되살리는 '인공망막'이 유럽에서 곧 상용화된다. 전자식 시각 복원 기술이 실제 환자 치료 시장에 진입하는 전환점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스타트업 사이언스 코퍼레이션은 22일(현지 시각) 인공망막 '프리마(PRIMA)'가 유럽연합(EU)의 의료기기 CE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CE 인증은 제품이 EU의 안전성과 성능 기준을 충족해 유럽 시장에서 판매될 수 있음을 뜻한다. 회사는 오는 9월 독일에서 첫 시술을 하고, 유럽 전역으로 진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가로·세로 2㎜, 두께 0.03㎜의 칩을 망막 아래에 삽입한다./사이언스 코퍼레이션

이 제품은 노인성 황반변성으로 망막 중심부의 시세포가 손상돼 글자를 읽거나 얼굴을 알아볼 수 있는 시력을 잃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작동하는 방식은 이렇다. 가로·세로 2㎜, 두께 0.03㎜의 칩을 망막 아래에 삽입하고, 카메라가 달린 특수 안경을 착용한다. 이 안경은 눈앞 장면을 촬영해 칩으로 보내고, 칩은 영상 정보를 전기 신호로 바꿔 남아 있는 망막 신경세포를 자극한다. 이 신호가 시신경을 거쳐 뇌로 전달되면서 환자는 앞을 볼 수 있게 된다.

임상시험 결과는 지난해 의학 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발표됐다. 5국 17개 임상 기관 환자 38명 가운데 84%가 프리마를 통해 글자와 숫자, 단어를 읽을 수 있게 됐다.

카메라가 달린 특수 안경 /사이언스 코퍼레이션

다만 프리마가 정상 시력을 되돌려주는 것은 아니다. 현재 환자가 볼 수 있는 영상은 흑백이고, 시야도 좁다. 회사 측은 "현재는 빨대 구멍으로 세상을 보는 것과 비슷하다"며 "향후 색상과 화질을 개선해 실제 시력에 더 가까운 영상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