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도 의료용 엑스레이를 촬영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우주 비행 중 발생할 수 있는 골절이나 흉부·복부 이상, 미세 중력에서 급격히 약해지는 뼈 건강 상태를 우주선 안에서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방사선학회(RSNA) 2025년 스페이스X 우주선에 탑승한 민간 우주비행사가 우주에서 촬영한 오른손 X선 사진. 지난 14일 국제학술지 '영상의학(Radiology)'에 소개됐다.

지난 14일 국제학술지 '영상의학(Radiology)'엔 2025년 3월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 우주선을 타고 3박 4일 극지 궤도 여행을 떠난 민간 우주비행사들의 뼈 X선 사진이 실렸다. 여행에 참여한 이는 중국계 비트코인 갑부인 왕춘, 노르웨이 영화감독 얀니케 미켈센, 독일 극지 연구가 라베아 로게, 호주 모험가 에릭 필립스다. 민간인이 자비로 우주 여행을 떠난 사례다.

이들은 우주 여행을 떠나면서 특별한 미션을 받았다. 우주선 안에서 휴대용 엑스레이 기기로 자신의 몸을 촬영하는 것이었다. 기존의 엑스레이 기기는 무겁고 덩치가 커서 우주선에 싣기 쉽지 않았는데, 마침 휴대용 X선이 시중에 나왔으니 이를 시험해보자는 것이었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 의사이자 항공우주의학 교수인 셰이나 기포드는 "요즘 나온 휴대용 엑스레이 장비는 우주에도 들고 갈 수 있을 정도로 작고 가벼워 우주 비행사들의 건강 진단용으로 써보면 좋을 것 같았다"고 했다.

기포드 교수팀은 휴대용 엑스레이 장비가 우주선의 대기권 진입 때 망가지거나 불이 붙지 않는지 각종 실험을 통해 검증했고, 이후엔 민간 우주비행사에게 해당 장비 다루는 법을 가르쳤다.

교육을 받고 우주로 떠난 민간 우주비행사 중 두 명은 이후 우주선이 궤도에 올랐을 때 자신의 손과 가슴, 복부 등을 엑스레이 기기로 찍는 데 성공했다. 촬영한 사진은 지상에서 찍은 것과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화질이 좋았다. 연구팀은 "우주에선 몸과 장비를 고정하기 힘든 탓에 사진이 흔들리는 경우는 있었지만, 대부분은 지상에서 찍은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며 "우주에서 생길 수 있는 각종 골절이나 부상을 확인하기엔 무리가 없다는 걸 확인했다"고 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휴대용 엑스레이 장비를 우주에서 지속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맞춤 개조'를 하자는 의견도 냈다. 이들은 "미세 중력 공간에서도 쉽게 쓸 수 있도록 단단한 고정 장치를 붙이고, 크기를 조금 더 줄이면 좋겠다"며 우주선과 우주정거장에서 의료용 X선 촬영을 실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