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CD-35 2722란 별이 보이고 그림 앞에 크게 보이는 것이 이 별을 공전하는 갈색왜성이다. 중간에 보이는 천체는 목성 37배 질량의 이 갈색왜성을 공전하는 위성으로, 목성 질량 정도이다./ESO

지구에서 72광년(光年·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떨어진 곳에서 달이 발견됐다.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고 달이 지구 주위를 돌듯, 별을 공전하는 천체 주위를 도는 위성이다. 지금까지 태양계 밖에서 외계 행성이 6000개 이상 발견됐지만, 외계 위성이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위성이 공전하는 천체가 지구와 같은 행성이 아니어서 외계 위성이 진짜 달인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남방천문대(ESO)는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초거대망원경(VLT)으로 CD-35 2722 항성계에서 외계 위성을 포착했다"고 23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이 별은 질량이 태양의 절반 정도다. 연구진은 태양을 지구가 돌고 달이 지구 주위를 공전하듯, CD-35 2722 항성계도 3단계 계층 구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거대망원경(VLT)에서 별을 향해 레이저 빔이 발사되는 모습./ESO

◇목성만큼 무거운 외계 위성 포착

연구진은 빛을 내는 별인 CD-35 2722를 5000년 주기로 공전하는 갈색왜성(CD-35 2722 B)을 포착했다. 또한 이 갈색왜성에도 171일 주기로 공전하는 천체가 있었다. 우리 태양계처럼 CD-35 2722 항성을 중심으로 갈색왜성, 외계위성으로 구성된 3단계 항성계를 확인했다.

갈색왜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무거운 행성인 목성보다 13~80배 무거운 천체를 일컫는 말이다. CD-35 2722 B는 질량이 목성의 37배 정도이다. 이번 연구진은 2023년 10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이른바 시선 속도(radial velocity)를 분석해 위성이 있는 갈색왜성을 포착했다.

보통 외계행성은 별표면 통과(transit) 현상을 이용해 찾는다. 별 앞으로 행성이 지나가면 빛을 일부 차단한다. 태양이 사라지는 일식처럼 지구에서 보기에 별이 잠시 어두워지는 것을 포착해 외계행성의 존재를 확인한다. 시선 속도 분석은 지구에서 바로 보이지 않아 별표면 통과를 확인하기 어려울 때 사용한다.

행성이 중심별 주위를 공전할 때, 행성뿐만 아니라 중심별 역시 행성의 중력에 이끌려 아주 미세하게 흔들린다. 그 결과 중심별이 지구로 다가오면 빛의 파장이 짧아져 파란색 쪽으로 변하고 멀어지면 파장이 긴 붉은색으로 변한다. ESO 연구진은 앞서 시선 속도 분석을 통해 CD-35 2722 항성계의 첫 번째 행성을 발견했다.

이번에는 갈색왜성에서도 적어도 하나의 위성이 공전하면서 나타나는 흔들림을 포착했다. 그 결과 목성 질량의 0.9배 정도인 천체가 171일 주기로 갈색왜성을 공전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사상 최초로 태양계 밖에서 달을 찾은 것이다.

멀리 CD-35 2722란 별이 보이고 그림 오른쪽에 크게 보이는 것이 이 별을 공전하는 갈색왜성이다. 영상 중간에 목성 37배 질량의 갈색왜성을 공전하는 위성이 나온다. 외계 외성은 질량이 목성과 비슷하다./ESO

◇별도 행성도 아닌 어중간한 갈색왜성

문제는 외계 위성이 공전하는 갈색왜성은 지구처럼 행성이라고 분류하기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갈색왜성 CD-35 2722 B는 별과 행성 중간쯤 된다. 일단 질량이 목성의 37배여서 행성이라 하기엔 너무 무겁다. 그래도 별처럼 핵융합으로 스스로 빛을 내기엔 질량이 부족하다.

별들은 표면 온도에 따라 색깔이 다르다. 가장 뜨거운 별은 표면 온도가 3만도에 가까워 파란색에 가까운 빛을 낸다. 그다음 1만도인 하얀 별이 있고, 태양 같은 노란색 별은 표면 온도가 6000도이다. 붉은색인 적색왜성은 태양보다 온도가 낮은 작은 별이고, 그 밑 단계가 갈색왜성이다.

갈색왜성은 실제로 갈색으로 보이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을 낸다. 갈색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별 중에 가장 작은 적색왜성과 전혀 빛을 낼 수 없는 흑색왜성 사이에 해당하는 별이라는 뜻이다. 연구진은 이번에 찾은 외계 위성이 행성이 아닌 갈색왜성을 공전한다는 점에서 외계 달이라고 부르기에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SO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외계 행성을 찾는 데 써온 시선 속도 분석 방식으로 외계 위성을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동시에 외계 위성을 명확하게 분류하는 체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논문 제1 저자인 케빈 호이(Kevin Hoy) 연구원은 "이번에 찾은 외계 위성은 분명 행성이 될 만큼 충분히 크지만 별을 직접 공전하지는 않는다"며 "별을 공전하는 천체 주위를 도는 '세 번째 천체'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태양계에 있는 작은 암석질 위성들과 전혀 달라도 위성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시선 속도 분석에서 나온 신호를 바로 외계 위성으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대의 데이비드 키핑(David Kipping) 교수는 지난 1월 지구에서 129광년 떨어진 외계 행성 HD 206893 B에서 ESO가 갈색왜성에서 관측한 것과 같은 흔들림을 포착했다.

HD 206893 B 행성의 질량은 목성의 28배이다. 키핑 교수는 HD 206893 B의 흔들림이 목성 질량의 절반 정도 되는 위성의 인력과 일치하지만, 이 신호가 다른 설명으로도 충분히 해석될 수 있어 외계 위성 후보의 증거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참고 자료

Nature(2026),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6-10751-w

Astronomy & Astrophysics(2026), DOI: https://doi.org/10.1051/0004-6361/202557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