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위고비로 유명한 노보 노디스크가 경쟁사 일라이 릴리에 젭바운드(마운자로) 광고를 중단하라고 소송을 냈다. 릴리의 젭바운드가 위고비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크다고 광고하자, 노보가 기만 광고라며 발끈한 것이다.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을 양분한 두 회사의 치열한 경쟁이 '감량 수치' 광고에 관한 법정 다툼으로 전선을 넓힌 셈이다.
21일(현지 시각) 로이터 등에 따르면, 노보는 이날 미국 뉴저지 연방법원에 릴리를 상대로 허위 광고를 중단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문제가 된 광고는 젭바운드를 투여한 환자가 평균 50파운드(약 22.7㎏)를 감량했고, 위고비 투여 환자는 33파운드(약 15㎏)를 줄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2024년 직접 비교 임상시험 '서마운트-5' 결과다. 당시 젭바운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 투여군은 72주 동안 체중이 평균 20.2% 줄어든 반면,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은 평균 13.7% 감소했다.
노보가 문제 삼은 것은 비교 대상이다. 임상시험에서는 당시 승인된 범위 안에서 젭바운드와 위고비를 각각 환자가 견딜 수 있는 최대 용량까지 투여했다. 당시 위고비의 최고 승인 용량은 2.4㎎이었지만, FDA(미 식품의약국)는 올해 3월 이보다 세 배 높은 7.2㎎ 용량을 새로 승인했다.
노보는 "고용량 위고비의 임상시험에서는 평균 47파운드(21.3㎏)가 줄어 젭바운드의 50파운드(22.7㎏) 감량과 큰 차이가 없다"며 "릴리가 과거 비교 결과를 그대로 광고해 소비자를 오인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릴리는 광고에서 인용한 비교 결과가 두 비만 치료제를 직접 비교한 가장 신뢰도 높은 근거라는 입장이다. 고용량 위고비와 젭바운드를 같은 조건에서 직접 비교한 임상시험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릴리 측은 "노보는 제품의 효능으로 경쟁하는 대신 법원에 광고를 중단, 정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소송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노보는 릴리에 광고 중단 요구서를 보냈다. 당시 릴리는 광고를 철회하는 대신, 임상시험 당시 위고비 7.2㎎은 승인되지 않았다는 설명을 작은 글씨로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보에 따르면 릴리가 설명 문구를 추가한 지난 4월 말 이후에도 해당 광고는 소비자에게 7억회 이상 노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