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나 따오기 같은 철새가 'V자' 대형으로 날면 뒤따르는 새는 비행에 필요한 동력을 11%가량 아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V자 비행이 뒷새에게 도움이 된다는 건 널리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작동 원리를 모델로 구현해 효과를 계산한 연구는 드물었다.
미국 브라운대 연구진은 붉은볼따오기 두 마리의 편대 비행을 구현한 공기역학 모델을 분석한 결과를 21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새가 날개를 펼치고 날면 날개 끝에 작은 회오리바람이 생긴다. 새의 바로 뒤에서는 공기가 아래로 흐르지만, 비스듬한 뒤쪽 양옆에서는 공기가 위로 솟는다. 뒷새가 앞선 새의 바로 뒤가 아니라 비스듬한 옆에서 날면서 V자 대형을 이루는 이유다.
다만 지금까지는 이 상승기류가 뒷새 비행을 어떻게 도와주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실제 비행에서는 날개가 계속 움직이고 새들의 위치도 바뀌어 공기 흐름을 세밀하게 분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앞선 새가 날갯짓하며 만든 공기의 흐름과 그 속을 지나는 뒷새의 날개 움직임을 순간별로 계산해 모델로 만들었다. 모델이 찾아낸 가장 효율적인 위치는 실제 붉은볼따오기가 V자 대형으로 날 때 관찰된 위치와 일치했다.
분석 결과, 앞선 새가 남긴 공기의 흐름은 뒷새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추진력을 줄여줬다. 뒷새는 혼자 날 때 날개를 위아래로 움직이는 폭의 70% 정도만 움직여도 같은 속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비행에 필요한 전체 동력은 11%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모델 계산값은 새의 종류와 대형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연구진은 이 원리를 드론 편대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원리는 공학 시스템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농업이나 소방에 쓰이는 드론 무리를 가장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방법을 찾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