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연구라도 과정과 성과에 가치가 있으면 후속 연구를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양자컴퓨터와 신약, 핵융합,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국가 난제 해결에 도전하는 'K문샷 프로젝트'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우주항공청은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달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시행령을 개정해 연구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연구 과정이 우수하면 후속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실패 자산화' 제도를 도입한다. 성공 가능성은 낮지만 성공할 경우 파급력이 큰 연구를 지원하는 '한계도전 R&D'에 적용한다. 내년에는 실패한 연구자가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별도 지원 사업도 만든다.
K문샷은 AI를 연구 전 과정에 활용해 2035년까지 국가 차원의 12대 과학기술 난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다. 정부는 양자컴퓨터와 AI 신약,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 초고효율 태양전지, 핵융합, 원자력 추진선 등에 도전한다. 정부는 각 임무를 책임질 총괄책임자(PD)를 임명해 관련 연구를 시작한 상태다.
양자 분야에서는 연내 국산 5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만들고 2029년에는 100큐비트급 오류 정정용 양자컴퓨터 개발을 추진한다. 큐비트는 양자컴퓨터가 정보를 저장하고 계산하는 기본 단위다. 신약 분야에서는 내년 암에 특화된 AI 모델 개발을 시작해 2028년 초기 모델을 내놓기로 했다. 뇌 신호를 AI로 해석해 사지 마비 환자의 움직임을 돕는 기술도 개발해 2030년 제품 실증을 추진한다.
AI 시대에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기술 개발도 속도를 낸다. 정부는 이달 용융염원자로와 초소형 원자로 등 차세대 SMR 개발 전략을 내놓고, 내년에는 SMR을 탑재한 원자력 추진선 개발을 위한 민관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2035년에는 핵융합 연구 시설 준공도 추진한다. 이를 비롯해 언제까지 무엇을 달성할지 보여주는 구체적인 단계별 목표를 8월 공개하기로 했다.
민간이 투자하기 어려운 신기술에는 정부가 직접 투자하는 '투자형 R&D'도 도입한다. 기존처럼 연구비를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가 기업 지분을 취득해 위험을 함께 부담하는 방식이다.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수익을 회수해 다른 연구에 다시 투자한다. 기업 가치 산정과 투자금 회수 방식은 하반기 중 마련한다.
연구 인프라도 확충한다. 9월 국가 수퍼컴퓨터 6호기를 개통해 대규모 계산이 필요한 연구에 활용하고, 연구자에게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한다. 연구과제 평가위원 선정과 연구비 이상 징후 탐지에도 AI를 적용한다. 2028년까지 연구기관의 자체 시스템을 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IRIS)과 연결해 연구자가 같은 정보를 여러 번 입력하는 부담도 줄이기로 했다.
이공계 인재 육성을 위해 과학기술원 부설 영재학교를 충북과 광주에 각각 신설하고, 지역 고등학교 3곳 정도를 영재학교로 전환할 예정이다.
우주 분야에서는 올 하반기 누리호 5차 발사를 추진하고 이후 매년 안정적으로 발사하는 체계를 만든다. 늘어나는 발사 수요에 대응해 제2 우주센터 건립지도 하반기에 선정한다. 2029년에는 달 통신·항법 위성을, 2030년에는 소형 달 착륙선을 발사한다. 2035년까지는 국방·재난·공공 통신에 활용할 한국형 저궤도 위성 통신망 구축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