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선디자인랩·Midjourney

기존 항암·방사선 치료가 듣지 않던 소아·청소년 뇌종양 환자 3명이 자신의 면역세포를 배양해 투입하는 실험적 치료를 받고 2년 넘게 생존했다는 초기 임상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DC 어린이국립병원 연구진은 소아·청소년 뇌종양 환자 33명을 대상으로 '종양 관련 항원 T세포(TAA-T)' 치료를 시험한 1상 임상 결과를 14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했다. 환자는 뇌간에 생겨 수술이 어려운 미만성 내재성 교뇌신경교종(DIPG) 환자 11명과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난치성 뇌종양 환자 22명이었다.

T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처럼 몸속 비정상 세포를 찾아 공격하는 면역세포다. 연구진은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뽑은 뒤 소아 뇌종양에 흔히 나타나는 단백질 표지 3개를 인식하도록 훈련시켰다. 이 가운데 암세포에 반응하는 T세포만 대량으로 늘려 환자에게 다시 주입했다.

유전자를 바꿔 특정 표적 하나를 공격하게 만드는 CAR-T 치료와 달리, 이번 치료는 유전자 조작 없이 여러 종양 단백질을 동시에 노리는 방식이었다. 고형암은 같은 종양 안에서도 암세포마다 나타나는 단백질이 달라, 한 가지 표적만 공격하면 다른 암세포가 살아남을 수 있다. 이번 치료는 여러 단백질을 동시에 노려 이런 한계를 줄이려 했다.

가장 뚜렷한 효과를 보인 환자는 재발성 성상모세포종을 앓던 8세 어린이다. 세 차례 T세포 투여를 마치고 1년 뒤 종양이 완전히 사라졌고 이후에도 재발하지 않았다. 여러 차례 재발했던 수모세포종 환자와 소아 교모세포종 환자도 각각 2년 7개월과 4년 4개월 넘게 암이 발견되지 않았다.

아직 치료 효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안전성과 적정 투여량을 알아보는 1상 임상이고 비교군도 없었다. 피로와 두통이 흔한 부작용으로 나타났고, 2명에게 심각한 종양 부종이 발생했다. DIPG 환자 한 명은 종양 부종과 호흡 부전 등으로 숨지는 경우도 있었다. 연구진은 "일부 환자에게서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더 큰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