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기 마야 천문학자로 추정되는 '삭 탄 와아쉬(Sak Tahn Waax)' 서명./ AI 생성 이미지

천문학이 발달했던 1200여 년 전 고대 마야 문명에서 활약한 천문학자의 이름이 처음 확인됐다. 마야인은 1년을 365일로 나눈 달력을 쓰고, 일식과 월식의 발생 시기도 계산했다. 익명뿐이던 마야 과학사에도 그리스 천문학자 프톨레마이오스나 에라토스테네스처럼 '이름 있는 천문학자'가 처음 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비롯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과테말라 북부 술툰 유적의 벽면에서 8세기 마야 천문학자이자 수학자로 추정되는 '삭 탄 와아쉬(Sak Tahn Waax)'의 이름을 해독했다고 13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앤티쿼티'에 발표했다. 삭 탄 와아쉬는 마야어로 '흰 가슴 여우'라는 뜻이다.

연구팀이 분석한 벽면에는 마야의 여러 달력을 금성과 화성의 운행 주기에 맞추기 위한 계산식이 적혀 있었다. 그 뒤에는 '삭 탄 와아쉬가 이렇게 말했다'는 의미의 상형문자가 이어졌다. 연구팀은 이를 계산법을 고안하거나 전한 인물의 이름을 밝힌 일종의 서명 또는 저자 표시로 해석했다.

이번에 분석된 벽면의 천문 계산식과 문자는 2011년 발굴됐다. 당시에는 벽면 일부가 훼손되고 글자가 희미해 계산식 주변에 적힌 문자의 정확한 의미를 밝히지 못했다. 이번 연구팀은 고해상도 컬러 촬영과 다중 분광 영상 기술을 이용해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안료 흔적을 복원하고, 상형문자의 형태를 재구성해 뜻을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