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재사용 발사체 창정 10B가 10일 중국 하이난성 원창 상업우주발사장에서 발사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의 미국 스페이스X가 독주해왔던 '재사용 발사체' 시장에 중국과 일본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중국은 지난 10일 실제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린 로켓의 1단 추진체를 바다 위 대형 그물로 잡아냈다. 일본도 지난 11일 소형 시험용 로켓을 수직으로 띄웠다가 다시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중국과 일본이 이처럼 바짝 스페이스X를 추격하면서 재사용 발사 시장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도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착륙 다리 대신 그물로 잡은 중국

중국항천과기집단(CASC)은 지난 10일 중국 남부 하이난 상업우주발사장에서 신형 발사체 '창정-10B'를 발사해 위성을 예정된 궤도에 올렸다.

이때 분리된 1단 추진체는 엔진을 다시 점화해 속도를 줄이며 바다 위 목표 지점으로 하강했다. 이어 몸체에 설치된 네 개의 갈고리를 해상 플랫폼의 대형 그물에 걸며 멈춰 섰다. 실제 궤도 발사에 사용한 대형 로켓의 1단을 그물로 회수한 것이다. 중국이 1단 추진체를 회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두 차례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스페이스X의 '팰컨9'이 로켓에 착륙용 다리를 달아 지상이나 해상 바지선에 내려앉는 방식으로 회수한다면, 창정-10B는 해상 플랫폼의 그물에 걸리는 방식을 썼다. 착륙 장치 무게를 줄여 화물을 더 많이 실을 수 있고, 파도와 바람으로 플랫폼이 움직여도 넓은 그물로 추진체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아직 재사용 발사체 기술을 완성했다고 보긴 어렵다. 회수한 몸체를 정비해 다시 발사하는 과정을 안정적으로 반복해야 한다. 중국은 이번에 회수한 추진체를 점검해 연내 재비행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11일 아키타현 노시로시 시험장에서 시험용 발사체 RV-X의 첫 비행에 성공했다. /연합뉴스

◇일본은 저고도 수직 이착륙 실증

일본은 소형 시험체로 재사용 로켓의 핵심인 수직 이착륙과 정밀 비행 제어 기술을 검증하고 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지난 11일 아키타현 노시로시 시험장에서 재사용 발사체 시험기 'RV-X'의 첫 비행에 성공했다.

높이 7.3m의 원통형인 RV-X에는 추력 조절 엔진과 자율 비행 제어 장치, 착륙 충격을 흡수하는 다리 4개가 달렸다. 이날 RV-X는 수직으로 이륙해 고도 11m까지 올라간 뒤, 몸통을 똑바로 세운 채 옆으로 16m 이동하고 다시 수직 착륙했다. 비행시간은 1분이 채 되지 않았지만, 핵심 기술 실증에 성공한 것이다.

일본은 다음 시험에서 고도를 약 100m까지 높이고, 엔진 재점화와 반복 비행 능력을 단계적으로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중국과 비교하면 아직 초기 단계지만, 재사용 로켓 시장 진입을 위한 첫발을 뗐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신들은 이번 시험을 스페이스X 추격전의 신호탄으로 평가했다. 로이터는 중국의 성공을 "미국에 도전하는 중대한 진전"이라고, AP통신은 "일본이 재사용 발사체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한 핵심 기술 확보에 나섰다"고 했다.

그래픽=양인성

◇한국은 2032년까지 핵심 기술 확보

스페이스X와의 격차는 그러나 여전히 크다. 스페이스X는 2015년 팰컨9의 1단 추진체를 처음 착륙시켰고, 2017년부터 회수한 추진체를 실제 임무에 다시 투입해왔다. 현재까지 1단 회수에 600회 넘게 성공했고, 추진체 1기를 30차례 이상 반복 사용하는 수준에 올라섰다.

한국은 반면 재사용 발사체 개발 계획을 구체화하는 걸음마 단계다. 우주항공청은 차세대발사체를 80t급 메탄 엔진 기반으로 개발하고, 2조원 넘는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2032년까지 재사용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이후 반복 운용이 가능한 발사체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