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다시 달로 향하고 있다. 과거 달 탐사가 도착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 목표는 달에 머물며 일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달 기지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로켓 기술, 첨단 장비, 우주복뿐 아니라 적절한 인원과 보급 계획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일(현지 시각) 미국 조지메이슨대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달 기지의 인력 구성과 보급 주기, 우주비행사의 심리적 스트레스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최근 발표했다.
연구진은 컴퓨터 안에 가상의 달 기지를 만들었다. 가상 우주비행사에게는 각기 다른 전문 기술과 건강, 성격, 스트레스 대응 능력 등을 부여했다. 탐사차량과 달 기지, 달 궤도 우주정거장, 착륙선과 보급선도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구성 요소로 넣었고, 장비 고장과 방사선 증가, 미세운석 충돌처럼 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도 반영했다.
우주비행사의 성격과 전문 능력, 돌발 상황의 발생 여부를 조금씩 바꾸며 같은 임무를 1만 번 반복하는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은 주사위를 여러 번 던지듯 다양한 가능성을 반복 계산해 결과가 어느 범위에 모이는지 살펴보는 방법이다.
여러 조건을 비교한 결과, 업무 부담이 가장 낮은 시나리오는 우주비행사 6명이 근무하고 지구에서 2주마다 보급품이 도착하며 방사선이나 미세운석 충돌 등 외부 위험이 낮다고 가정한 경우였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완료한 업무가 평균 27% 늘었고, 우주비행사 사이의 긴장은 38%, 종합 업무 부담은 30% 감소했다.
반면 우주비행사가 4명뿐이고 보급 간격이 한 달로 길어지면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임무 수행 여건도 나빠졌다. 여기에 방사선, 장비 고장, 미세 운석 충돌 같은 외부 변수가 겹치면 임무 생산성은 더 떨어졌다.
연구진은 "사람이 너무 적으면 청소와 장비 점검, 생명유지장치 관리 등 기지를 유지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써야 한다"며 "한 명이 아프거나 특정 기술을 가진 대원이 작업할 수 없게 되면 이를 대신할 사람도 부족해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운영 자료에서도 같은 경향이 나타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미국 측 운영 구역에 3명이 근무할 때는 주당 연구시간 목표를 35시간으로 잡았지만, 4명 이상이 근무할 때는 68.5시간으로 잡았다. 사람이 늘어나면서 일상적인 정비 부담을 나누고 대신 연구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를 이끈 아나마리아 베레아(Anamaria Berea)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스페이스닷컴에 "우주비행사는 많은 훈련을 받지만, 장기간 또는 심우주 임무에는 항상 인간적인 요소가 개입될 수밖에 없다"며 "외부와 떨어진 환경에서는 개인의 능력보다 팀 전체의 조합과 역할 배분, 보급 계획, 비상 대응 체계가 더 중요해진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PLOS One(2026), DOI: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3488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