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궤도 위성./챗GPT·달리3

우주 궤도에 핵무기가 배치됐는지를 소형 위성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주에 핵무기를 올려놓는 것을 금지한 '외기권조약'의 준수 여부를 검증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렉 다나굴리안(Areg Danagoulian)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 연구진은 9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핵무기를 탑재한 인공위성은 주변 환경과 반응하면서 특정한 중성자 신호를 낼 수 있고, 이를 작은 위성인 '큐브샛'으로 감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외기권조약은 1967년 마련된 국제 우주법의 핵심 조약으로,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118개국이 비준했다. 이 조약은 우주 궤도에 핵무기나 대량살상무기를 배치하는 것을 금지한다. 우주에서 핵무기가 폭발할 경우 저궤도 위성 대부분이 손상될 수 있어 통신, 항법, 기상 관측 등 지구의 핵심 인프라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어떤 위성에 핵무기가 실렸는지 확인할 실용적인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연구진은 핵무기 내부의 우라늄 성분이 지구 자기장에 갇혀 있는 양성자와 충돌하면 우라늄 원자핵이 쪼개지면서 중성자가 방출될 수 있다고 봤다. 모델링 결과, 위성이 95㎏의 우라늄 덩어리를 포함한 핵무기를 싣고 있다고 가정하면 초당 약 3000만개 수준의 중성자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진의 계산에 따르면, 상용 부품으로 만들 수 있는 9U(1U는 가로·세로·높이 10㎝) 큐브샛으로도 이 신호를 감지할 수 있었다. 큐브샛은 작은 정육면체 모듈을 여러 개 붙여 만든 소형 위성으로, 크기와 비용이 비교적 작아 대학, 연구 기관, 민간 기업에서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가상의 상황을 놓고 진행한 모델링에서는 저궤도에 핵무기를 탑재한 위성이 있을 경우, 큐브샛이 약 4㎞ 떨어진 거리에서 일주일가량 관측하면 열핵무기 신호를 식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핵무기는 흔히 수소폭탄으로도 불리는 강력한 핵무기다.

다만 연구진은 "이 방식을 실제 우주 환경에서 활용하려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며 "이번 결과는 우주 핵무기 검증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안젤라 디 풀비오(Angela Di Fulvio) 미국 어바나-샴페인 일리노이대 교수는 "위성들이 가까운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지, 태양 입자나 우주선이 만드는 배경 방사선은 어느 정도인지 정밀히 분석해야 한다"며 "실제 핵무기의 구성은 공개돼 있지 않기 때문에, 핵무기에서 나올 수 있는 중성자 특성을 파악하려면 적절한 보안 환경에서 추가 연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참고 자료

Nature(2026),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6-10783-2

Nature(2026), DOI: https://doi.org/10.1038/d41586-026-019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