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복 기초과학연구원(IBS) 신임 원장은 2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30·40대 연구자가 주도하는 개척형 연구단을 5년 내 10개 이상 출범시키겠다"고 말했다. /IBS

장석복 기초과학연구원(IBS) 신임 원장이 30·40대 젊은 과학자가 주도하는 연구단을 5년 안에 10개 이상 출범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원장이 직접 세계 최고 연구자를 발굴하는 '최고 인재 책임자' 역할을 맡아 '노벨상급' 연구의 씨앗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장 원장은 2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30·40대 연구자가 주도하는 개척형 연구단을 5년 내 10개 이상 출범시키겠다"며 "젊은 연구자가 가장 창의적인 시기에 과감하게 연구를 이끌 수 있도록 연구단장 임용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장 원장은 "막 씨앗을 뿌린 연구자가 동료 평가를 통해 훗날 큰 나무로 성장할 가능성이 명확하게 보인다면 과감하게 연구단장으로 발탁하겠다"며 "10년 이상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원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를 예로 들며 "노벨상 수상자들은 대체로 30대 후반에 독자적인 연구를 시작했고, 40대 초반에 연구단장을 맡았다"며 "IBS도 연구단장 임용 시기를 점진적으로 앞당겨 젊을 때 가장 창의적인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바꾸겠다"고 했다.

IBS는 2011년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를 모델로 설립된 국내 대표 기초과학 연구기관이다. 세계적 수준의 연구자에게 장기간 안정적인 연구비와 자율성을 보장해 노벨상급 기초과학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취지로 출범했다. 현재 연간 약 3000억원의 예산으로 2개 연구소와 31개 연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장석복 기초과학연구원(IBS) 신임 원장은 2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30·40대 연구자가 주도하는 개척형 연구단을 5년 내 10개 이상 출범시키겠다"고 말했다. /IBS

장 원장은 세계 상위 1% 연구자(HCR)에 8년 연속 선정된 유기화학 촉매반응 분야 석학으로, IBS에서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장을 지냈다. IBS 내부 출신이 원장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연구단장으로서 기초과학의 지향점을 바꾸고 싶다는 포부와 비전이 있었기에 원장이 될 수 있었다"며 "논문 중심으로 평가하는 시스템과 문화를 IBS에서부터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소명 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 평가 방식도 바꾸겠다고 했다. 장 원장은 "어느 저명한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했느냐는 결과일 뿐"이라며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연구 지형을 만들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연구"라고 말했다. 이어 "셀·네이처·사이언스(CNS) 논문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넘어 진정한 '그라운드 브레이킹' 연구가 나와야 한다"고 했다. 논문 수와 인용 횟수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이다.

인공지능(AI)을 기초과학 연구 혁신의 핵심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IBS는 연구용 GPU 약 1000장을 도입해 AI 기반 연구를 확대할 예정이다. 장 원장은 "AI는 연구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 효율성과 창의성을 크게 높여주는 도구"라며 "기초과학에서도 AI 활용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노벨상 전망에 대한 질문에는 "노벨상은 목표가 아니라 결과물"이라면서도 "IBS 안에도 후보자가 여럿 있다고 생각한다. 노벨상 수상까지는 호흡이 긴 경우가 많으니 조금만 지켜봐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