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착륙한 민간 무인 탐사선 상상도. 왼쪽부터 아스트로보틱, 인튜이티브 머신즈, 파이어플라이의 달 착륙선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6월 30일 이 착륙선들이 2028년까지 달에 착륙해 달 유인 기지 건설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할 것이라고 밝혔다./각 사 제공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인의 달 착륙에 맞춰 민간 기업의 무인 탐사선 3종도 달로 보내기로 했다. 탐사선들은 2028년 말까지 4차례 달에 착륙해 달 유인(有人) 기지 건설의 토대를 마련할 전망이다. 앞서 나사는 2028년 달 남극에 우주인을 보내고 2032년까지는 우주인들이 머물 유인 기지까지 세우겠다고 밝혔다.

30일(현지 시각) 나사는 상업용 달 탑재체 서비스(CLPS)의 일환으로 미국의 우주 기업 3곳에 6억달러를 지원해 2028년 말 달 표면에 무인 탐사선을 4차례 착륙시키겠다고 밝혔다. 아스트로보틱은 두 차례의 착륙 임무에 대해 총 2억 9790만달러를 수주했으며,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와 인튜이티브 머신즈는 각각 한 차례 착륙 임무에 대해 1억 4420만달러, 1억 4830만달러씩 받는다.

◇달 기지 건설의 전초 부대 역할

미국은 1972년 아폴로 17호 이래 중단된 유인 달 탐사를 반세기 만에 재개했다. 이미 1969년 아폴로 11호부터 우주비행사들이 달에 발을 딛었지만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과거 아폴로 달 탐사처럼 우주비행사가 달에 잠시 머물다 오는 것이 아니라 우주기지를 세워 장기 체류시킬 계획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제러드 아이작먼(Jared Isaacman) 나사 국장은 200억달러(약 30조원)를 투입해 2032년까지 달 남극에 영구적인 유인 기지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기업들은 나사가 개발한 세 가지 탐사 장비를 달로 운반할 예정이다. 모두 달에 영구 유인 기지를 세우는 데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장비들이다. '달 분출 기류 표면 연구를 위한 스테레오 카메라(SCALPSS)'는 스테레오 사진측량 기법을 이용해 착륙선이 달 표면으로 하강할 때 엔진 배기 기류가 달 먼지에 미치는 영향을 3D(입체) 영상으로 생성한다.

달 먼지는 유인 탐사에서 반드시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다. 달은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하고 대기도 없다. 우주선이 착륙하면서 엔진에서 화염을 분사하면 표면을 덮은 먼지가 엄청난 속도로 사방으로 퍼진다. 지구의 흙먼지는 대기 마찰로 둥글어지지만 달은 대기가 없어 사방이 뾰족하다. 이 상태로 우주선과 장비에 부딪히면 고장을 일으킬 수 있다. 반세기 전 아폴로 달 탐사에서도 달 먼지가 우주복과 장비에 피해를 줬다.

레이저 역반사기 어레이(LRA)는 달 궤도선이나 착륙선이 보낸 레이저 빔을 반사해 위치를 잡는 데 도움을 줄 예정이다. 선형 에너지 전달 분광기(LETS)는 달의 방사선 환경을 분석해 안전한 임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조엘 커 른스(Joel Kearns) 나사 탐사 담당 부국장은 "달 착륙선들의 임무는 지구상의 여러 지역에 기상 관측소를 설치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여러 착륙선에 같은 과학 장비를 탑재해 착륙 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달 전역에 걸친 환경 데이터와 위치 표지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로 간 로버들. 왼쪽 큐리오시티는 2012년, 오른쪽 퍼시비어런스는 무인 헬기 인저뉴어티와 같이 2021년에 화성에 착륙했다. 미국은 두 로버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버전인 프로미스를 개발했는데, 이를 화성이 아닌 달에서 활용할 계획이다./Caltech

◇화성 가려던 로버도 달에 투입

미국의 달 탐사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중국과의 경쟁 탓이라는 해석이 많다. 반세기 전 미국과 소련이 누구 먼저 달에 우주인을 보낼지 경쟁을 벌였다면, 이제는 미국과 중국이 경쟁하는 양상이다. 중국은 뒤늦게 달을 탐사했지만 2019년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먼저 탐사선을 보내 미국을 앞질렀다. 중국은 러시아와 2035년 완공을 목표로 우주기지도 세우기로 했다.

나사는 달 탐사 속도를 높이기 위해 화성 탐사를 위해 개발한 신형 로버(이동형 탐사 로봇)도 투입하기로 했다. 바로 프로미스(PROMISE) 로버이다. 프로미스는 '관측·지도 제작·현장 탐사를 위한 극지 로버'의 영문 약자로, 화성에 보낸 큐리오시티와 퍼서비어런스 로버의 기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버전이다. 재러드 아이작만 국장은 "현재 프로미스를 달로 보내는 방안을 매우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여러 나라가 달 탐사에서 로버를 이용했지만, 미국이 달에 로버를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2013년 달에 창어 3호 탐사선과 로버 위투 1호를 보냈으며, 2019년에는 달 뒷면에 창어 4호와 위투 2호를 착륙시켰다. 인도는 2023년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에 로버 프라기안(Pragyan)을 실어 달 남극에 보냈다.

일본도 2024년 달 탐사선 슬림(SLIM)에 소형 로버 LEV-1·LEV-2를 실어 보냈다. 이 중 소라-큐(SORA-Q)라는 별명으로 부리는 LEV-2는 지름 약 8㎝, 무게 250g로 세계 최소형 로버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장난감 업체 타카라토미, 소니, 도시샤대학이 공동 개발했다. 공 모양으로 달 표면에 착륙한 뒤, 영화 속 트랜스포머처럼 몸체가 양옆으로 갈라지며 바퀴가 펼쳐진다. JAXA는 소라-큐가 달을 탐사한 성과를 6월 10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발표했다.

일본이 2024년 달에 보낸 초소형 로버 소라-Q. 공 모양으로 달에 도착한 후 양쪽으로 갈라져 두 바퀴로 움직이는 변신형 로봇이다./JAXA

참고 자료

NASA(2026), https://www.nasa.gov/news-release/nasa-awards-more-moon-base-science-previews-new-opportunities/

Science Robotics(2026), DOI: https://doi.org/10.1126/scirobotics.aec8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