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수 카이스트 뇌인지과학과 교수./카이스트

국내 연구진이 생쥐의 움직임을 분석해 행동의 의미를 파악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김대수 카이스트 뇌인지과학과 교수 연구진은 동물의 몸짓 데이터를 학습해 자폐 모델 생쥐의 사회적 행동 이상을 찾아내는 AI 모델 '비헤이버트(BehaVERT)'를 구현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컴퓨터비전 분야 국제 학술지 '국제 컴퓨터 비전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omputer Vision)'에 지난 3월 게재됐다.

연구진은 생쥐의 코, 귀, 척추, 다리, 꼬리 등 신체 부위의 움직임을 좌표 데이터로 기록한 뒤 이를 '토큰'으로 바꿔 AI에 학습시켰다. 토큰은 자연어 처리에서 문장을 쪼갠 단어 조각처럼, AI가 정보를 이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본 단위다. 연구진은 생쥐의 움직임을 일종의 행동 단어로 바꿔 모델이 시간에 따른 행동의 흐름을 읽도록 했다.

비헤이버트는 자연어 처리에 쓰이는 BERT 기반 트랜스포머 모델을 동물 행동 분석에 적용한 것이다. BERT는 문장 안에서 단어의 앞뒤 관계를 함께 살펴 의미를 파악하는 AI 모델이다. 연구진은 이 원리를 행동 데이터에 적용해, AI가 '어떤 행동을 했다'고 분류하는 수준을 넘어 행동 사이의 맥락과 의미를 학습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 비헤이버트는 사회적 상호작용, 여러 개체의 행동, 3차원 움직임, 자폐 행동 분석 등 5개 국제 표준 평가에서 기존 모델보다 높은 성능을 보였다. 또 AI가 어떤 움직임에 주목해 판단했는지 확인할 수 있어, 연구자가 결과를 해석할 수 있었다.

특히 연구진은 자폐 모델 생쥐와 정상 생쥐를 구분하는 실험에서 비헤이버트가 '입과 입을 맞대는 접촉'에 주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자폐 모델 생쥐는 다른 개체에게 접근하는 행동은 보이지만 실제 사회적 상호작용에는 결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I가 별도의 생물학 지식을 배우지 않고도 행동 데이터만으로 이런 특징을 찾아낸 셈이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동물 행동에도 언어처럼 일정한 구조와 의미가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행동을 사람이 미리 정한 기준으로 분류하는 데서 나아가, AI가 데이터 속에서 중요한 패턴을 스스로 찾는 방식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김대수 교수는 "비헤이버트는 행동을 분류하는 것을 넘어 의미를 해석하는 AI 모델"이라며 "앞으로 신약 개발, 정신질환 연구, 행동유전학 등에서 동물 행동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International Journal of Computer Vision(2026), DOI: https://doi.org/10.1007/s11263-026-02834-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