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로 간 로버들. 왼쪽 큐리오시티는 2012년, 오른쪽 퍼시비어런스는 무인 헬기 인저뉴어티와 같이 2021년에 화성에 착륙했다. 미국은 두 로버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버전인 프로미스를 개발했는데, 이를 화성이 아닌 달에서 활용할 계획이다./칼텍

미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에서 검증한 로봇차 기술을 달 남극 탐사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화성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와 퍼서비어런스의 기술을 합친 로봇차 '프로미스(PROMISE)'를 달에 투입하겠다는 구상이다.

NASA는 30일(현지 시각) 달 기지 계획을 설명하면서 민간 기업의 무인 달 착륙선 4대와 달 로봇차 프로미스 구상을 함께 공개했다. 프로미스는 '관측·지도 제작·현장 탐사를 위한 극지 로버'의 영어 약자다. 화성에 보낸 큐리오시티와 퍼서비어런스 로버의 공학 개발 모델을 바탕으로 한 하이브리드 버전이다.

NASA는 상업용 달 탑재체 서비스(CLPS)의 일환으로 미국 우주 기업 3곳에 2028년 말까지 달 착륙 임무 4건을 맡기기로 했다. 아스트로보틱은 두 차례 착륙 임무에 대해 총 2억9790만달러를 받는다.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는 1억4420만달러,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1억4830만달러 규모의 착륙 임무를 각각 맡는다.

이 착륙선들은 NASA가 개발한 과학 장비와 기술 실증 장비를 달 표면으로 운반한다. 모두 달 남극에 유인 기지를 세우기 전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장비들이다. NASA는 달에 한 번 다녀오는 데 그치지 않고, 우주인이 장기간 머물 수 있는 기지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NASA가 프로미스를 달에 보내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달 남극은 물 얼음이 있을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물은 우주인이 마실 수 있을 뿐 아니라 산소와 수소로 나눠 연료로도 쓸 수 있다. 문제는 물 얼음 후보지가 햇빛이 거의 닿지 않는 크레이터 안에 많다는 점이다. 태양광 로봇차는 이런 곳에서 오래 버티기 어렵다.

프로미스는 화성 로버처럼 플루토늄에서 나오는 열을 전기로 바꾸는 원자력 전지를 쓸 수 있다. 큐리오시티와 퍼서비어런스가 먼지와 밤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화성에서 장기간 활동할 수 있었던 이유다. 같은 기술을 달 남극에 적용하면 태양빛이 닿지 않는 영구 음영 지역까지 탐사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카를로스 가르시아갈란 NASA 달 기지 프로그램 책임자는 "큐리오시티와 퍼서비어런스가 화성에서 보여준 것처럼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까지 이동할 수 있다면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NASA는 프로미스를 달 표면과 지하 조사, 자원 후보지 탐사에 활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