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달에서도 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길이 열릴까.
일본 연구진이 달 토양에서도 벼를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공기와 전기만으로 질소 비료를 만들어 벼를 키우는 기술이다. 장기적인 달 기지 건설과 우주 거주 시대를 위한 핵심 기술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달에서 쌀 농사 가능해지나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토호쿠 대학 공동연구팀은 플라스마를 이용해 공기 중 질소로부터 질소 비료를 생산하고, 이를 이용해 달 토양 모사체에서 벼 모종을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파트너 저널 마이크로그래비티(npj Microgravity)'에 게재됐다.
인류가 달에 오래 머물면서 달 기지를 건설하려면 무엇보다 식량을 자급할 수 있어야 한다. 달 토양엔 그러나 유기물이 전혀 없고, 식물 생장에 필요한 암모니아나 질산염 같은 질소 공급도 없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기와 전기만으로 질소 비료를 만드는 소형 플라스마 장치를 개발했다.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이용해 공기 중 질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오산화이질소(N₂O₅)를 합성하는 장치다. 소비 전력은 100W 이하로 일반 전구 하나 수준에 불과하다.
이렇게 만든 N₂O₅ 기체를 물에 녹이면 거의 100% 효율로 질산염(NO₃⁻)이 만들어진다. 질산염은 식물이 가장 쉽게 흡수하는 질소 영양원으로 꼽힌다.
◇실제 실험해보니
연구진은 질산염 용액을 달 토양 모사체에 투입해 벼 모종 재배 실험을 진행해봤다. 그 결과 강한 알칼리성을 띠던 달 토양 모사체의 수소 이온 지수(pH)는 9.09에서 식물 생장에 적합한 수준인 6.76까지 낮아졌다.
토양 산도가 조절되면서 토양 안에 갇혀 있던 칼슘과 마그네슘, 칼륨 같은 무기 영양소가 방출돼 식물이 더 쉽게 흡수할 수 있게 됐다. 반대로 뿌리 발달을 방해하는 독성 알루미늄 이온(Al³⁺)의 배출은 줄어들었다. 순수한 물만 사용했을 때보다 벼의 성장 속도와 생육 상태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은 전기만으로 질산염 비료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지속 가능한 달 농업뿐 아니라 지구 농업의 환경 부담을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