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그룹은 계열사 재편과 인수·합병(M&A)을 통해 제약·바이오를 중심으로 체질 변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휴온스그룹 사옥 전경. /휴온스그룹 제공

휴온스그룹이 계열사 재편과 인수·합병(M&A)을 통해 제약·바이오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기존 제네릭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중심 구조를 정비하고, 신약 개발과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제약 환경에 맞춰 고부가가치 바이오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구조 개편의 배경에는 정부의 약가 제도 변화가 있다. 보건당국은 최근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해 제네릭 의약품 약가 산정 때 혜택을 주는 등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에 보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고 있다. 휴온스는 이에 맞춰 합성의약품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 바이오 플랫폼과 신약 후보물질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은 휴온스랩 흡수합병이다. 휴온스랩은 인간 유래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이다. 히알루로니다제는 약물이 몸 안에서 더 잘 퍼지도록 돕는 효소로, 바이오 의약품 투여 방식을 개선하는 플랫폼 기술로 꼽힌다. 휴온스는 휴온스랩 합병을 통해 해당 기술과 R&D 역량을 한곳에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독자적인 자금 조달에 한계가 있던 휴온스랩은 합병을 통해 휴온스의 자금력을 활용해 기술이전과 후속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 그룹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도 합병 과정에서 지주사 주주에게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특별위원회 검토를 거쳐 주주환원책을 제시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휴온스의 건강기능식품 사업 부문은 물적분할된 뒤 자회사 휴온스푸디언스에 흡수합병됐다. 이후 통합법인 휴온스엔이 출범했고, 건기식 제조 역량을 갖춘 바이오로제트까지 인수해 원료, 제조, 유통을 아우르는 체계를 갖췄다. 건기식은 별도 법인 중심으로 전문성을 높이고, 제약·바이오는 휴온스를 중심으로 결집시키는 구도다.

휴온스는 지난 4월 완제 의약품 기업인 휴온스생명과학도 합병했다. 여기에 휴온스랩까지 흡수하면 전문의약품 매출 기반에 바이오 신약 개발 역량을 더하게 된다. 기존 사업의 안정성과 미래 성장 동력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백신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휴온스는 지난 3월 백신 사업부를 신설하고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백신 5종의 국내 유통권을 확보했다. 기존 제약 영업·유통망을 백신과 바이오 영역으로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휴온스가 보유한 병·의원 영업망과 의약품 유통 역량을 바이오 제품으로 확장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휴온스의 구조 개편이 중복 비용을 줄이고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이는 효과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개발, 생산, 영업 기능이 분산돼 있으면 신약 개발과 사업화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핵심 역량을 한곳에 모으면 투자 우선순위를 정하기 쉽고, 개발 성과를 사업으로 연결하는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글로벌 제약 시장은 합성의약품 중심에서 바이오의약품 중심으로 무게가 이동하고 있다. 휴온스는 이번 재편을 통해 제약·바이오 전 주기를 아우르는 기반을 갖추겠다는 목표다. 휴온스 관계자는 "계열사 정리와 M&A를 통해 몸집을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연구·개발 역량을 실제 신약 후보와 플랫폼 기술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