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아무리 교육적인 콘텐츠가 있다 하더라도 2세 미만의 영·유아에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보여주는 건 대단히 위험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언어와 정서 조절 능력에 매우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기만큼은 스크린 타임을 '0'으로 강력하게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 리즈대·리즈 트리니티대·애스턴대·러프버러대 등 4개 영국 대학 연합 연구팀(iADDICT)이 2020년 이후 발간된 관련 논문 48편을 교차·분석한 결과다. 보고서는 아동 복지 단체 '영유아기 핵심 1001일 재단(1001Critical Days Foundation)'의 의뢰로 작성됐다.
연구팀은 아기가 태어나서 만 2세가 될 때까지를 인간 발달에 가장 중요한 황금기로 봤다. 또한 각종 연구를 종합했을 때, 이 시기에 아기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보는 시간이 1분 늘어날 때마다 아이가 소리 내어 말하는 횟수는 4.9회 줄고 부모가 건네는 말은 6.6단어 감소한다고 봤다. 이로 인해 2세 때 하루 1.5시간 스마트 기기를 접한 아이들의 상당수는 언어·인지 점수가 평균 이하로 떨어졌다.
연구팀은 또한 생애 첫 6개월 동안 스크린에 노출된 아기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고위험군에 속할 확률이 3배가량 컸다고 분석했다. 스크린의 일방적이고 강렬한 자극이 뇌에 인지 과부하를 일으키고 현실에서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을 그만큼 빼앗기 때문이다.
아이가 스마트 기기를 보면서 밥을 먹는 습관이 있는 경우엔 훗날 소아 비만이 될 위험도 컸다. 스마트 기기를 보는 동안 잘 움직이지 않다 보니 만 3세 무렵 만성 변비에 걸릴 위험도 크게 높아졌다.
스크린에서 나오는 블루 라이트와 자극은 아이들의 숙면도 방해했다. 그만큼 밤에 깨는 횟수도 크게 증가했다. 생후 1년 안에 스마트 기기에 반복 노출되면 안구가 비정상적으로 성장해 미취학 시기에 고도 근시나 난시를 겪을 확률도 높아졌다.
연구팀은 이에 "부모가 학습이나 소통, 재미를 목적으로 영아에게 의도적으로 스크린을 보여주는 행위를 단 1분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만 2세 미만의 아이들 앞에선 화면을 완전히 치우고 장난감 놀이, 야외 활동, 부모가 계속 말을 거는 시간을 늘려야 아이들의 뇌를 보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