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창립 100주년을 맞아 글로벌 신약 기업으로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한양행은 1926년 고 유일한 박사가 "건강한 국민만이 잃었던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설립했다. 지난 100년 동안 '진보'와 '정직'을 창업 정신으로 삼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의약품 개발과 사회적 책임 경영을 이어 왔다.
유한양행은 올해 창립 100주년 슬로건으로 '신뢰의 100년 약속의 100년'을 내세웠다. 국민과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100년도 인류 건강에 기여하겠다는 의미다. 회사가 제시한 비전 'Great & Global'도 같은 방향에 있다. 국내 제약사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신약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글로벌 도약의 중심에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있다. 국산 신약 31호인 렉라자는 유한양행의 대표 혁신 신약이다. 렉라자는 존슨앤드존슨의 항암제 '리브리반트'와 함께 쓰는 병용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국산 항암제가 FDA 허가를 받은 첫 사례다.
렉라자는 이후 유럽, 일본,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도 잇따라 허가를 획득했다. 글로벌 임상에서는 기존 표준 치료보다 병이 악화되지 않는 기간과 전체 생존 기간을 개선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뇌전이가 있는 환자군에서도 치료 반응이 확인되며 경쟁력을 높였다.
올해는 병용 약물인 리브리반트의 투약 편의성이 개선되면서 글로벌 시장 확대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 기존 정맥주사 방식은 투약에 수 시간이 걸렸지만, FDA가 승인한 피하주사 제형은 투약 시간이 약 5분으로 줄었다. 주입 관련 부작용 발생률도 낮아졌다. 여기에 지난 2월 월 1회 투약 요법까지 허가되면서 병용요법 채택이 늘어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 글로벌 매출의 10% 이상을 로열티로 받는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성과를 다음 신약 개발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대표 후속 파이프라인은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레시게르셉트'다. 레시게르셉트는 알레르기 반응에 관여하는 IgE를 억제하는 차세대 신약 후보로, 기존 치료제인 오말리주맙보다 강하고 오래 지속되는 IgE 억제 효과를 보였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희귀질환 분야의 후보물질인 'YH35995'도 중요한 신약 후보다. YH35995는 고셔병 치료를 위한 경구용 GCS 억제제로, 뇌로 약물이 전달되기 어려운 기존 치료의 한계를 보완해 혈액뇌장벽(BBB)을 통과하도록 설계된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글로벌 매출에서 나오는 로열티와 단계별 기술료를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렉라자의 성공을 일회성 성과에 그치지 않고 레시게르셉트, YH35995 등 후속 신약 개발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톱 50' 제약사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100년 전 창업자의 신념에서 출발한 유한양행은 이제 혁신 신약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렉라자의 성과를 발판으로 두 번째, 세 번째 글로벌 신약을 준비하며 다음 100년의 성장 동력을 신약 개발에서 찾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