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새의 울음소리 뜻을 해석한 미국 과학자가 10만달러(약 1억5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영국 제러미 콜러 재단과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교는 2026년 '콜러 두리틀 상'의 수상자로 미국 UC버클리 산하 '헬렌 윌스 신경과학연구소'의 줄리 엘리 박사를 선정했다.
제러미 콜러 재단은 영국의 억만장자 금융가 제러미 콜러가 이끄는 재단이다. 재단은 동물의 의사소통을 해독하는 데 기여한 연구팀에 매년 10만달러의 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상 이름은 콜러의 성(姓)과 동물과 대화하는 박사가 나오는 영화 '닥터 두리틀'에서 따왔다.
올해 엘리 박사팀은 두 번째 수상이다. 큰돌고래의 휘파람 소리를 AI로 해석한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의 라엘라 사이히(Sayigh) 박사팀이 2025년 처음 상을 받았다. 동물과 사람의 완벽한 양방향 소통에 성공한 경우엔 '그랜드 프라이즈'란 이름으로 현금 50만달러를 수여하거나 1000만달러를 투자한다. 아직까지 '그랜드 프라이즈'를 받은 팀은 없다.
엘리 박사팀이 울음소리를 분석한 새는 '노래하는 새'로 널리 알려진 금화조(zebra finch)다. 금화조는 반려동물로도 인기 있는 새다. 수컷이 구애할 때 세레나데를 부를 정도로 사회성이 발달한 종이기도 하다. 앵무새처럼 울음소리가 풍부하지만 사람의 말은 흉내 내지 못한다.
연구팀은 15년에 걸쳐 다양한 상황에서 금화조가 내는 소리를 녹음해 방대한 울음소리 데이터를 모았고,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울음소리를 분류하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금화조가 내는 11개의 핵심 울음소리와 뜻을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가장 대표적인 울음은 '나 여기 있어!'라고 외치는 '연락 울음(Distance call)'이었다. 울음소리를 통해 자신이 누구이고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서로 알렸다는 것이다. 둥지를 지을 때 짝을 부르는 '둥지 울음', 포식자가 나타났을 때 위험을 알리는 '경고 울음', 동료끼리 가볍게 소통하는 '수다 울음'도 있었다.
연구팀은 또한 새들은 동료가 어떤 말을 하든, 목소리 고유의 '지문'을 통해 그것이 누구의 목소리인지 정확히 알아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단어의 뜻과 상관없이 목소리만으로 상대를 식별했다는 것이다.
심사위원단은 "수천 개의 새 울음소리를 수집하고 분류해 진짜 의미를 찾아낸 경이로운 연구"라고 극찬했다. 상을 제정한 제레미 콜러는 "AI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고 전 세계 과학자들이 부단히 연구를 지속하는 만큼, 2030년쯤엔 사람과 동물이 완벽히 소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