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탄소 중립이 강조되는 가운데, 두부 비지, 치즈 부스러기로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잡아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챗GPT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탄소 중립이 강조되는 가운데, 두부와 치즈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로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잡아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연구팀은 두부 비지와 치즈 유청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구슬을 만들었다고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최근 발표했다.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다. 대기 중에 이미 퍼진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직접 공기 포집(DAC)' 기술이 연구되고 있지만, 비용과 에너지 소비가 크다는 점이 한계였다. 연구팀은 이번 소재가 기존 방식보다 적은 에너지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치즈를 만들고 남은 유청과 두부 비지에서 단백질을 분리했다. 이를 길고 가는 섬유 구조로 만든 뒤 알칼리성 물질인 수산화칼륨을 넣어 지름 0.5~1㎝의 구슬 형태로 가공했다. 단백질 구슬은 수산화칼륨을 내부에 머물게 하면서 공기와 맞닿는 면적을 넓혀 주는 스펀지 역할을 한다.

실험에서 단백질 구슬 1g은 공기 중 이산화탄소 0.097g을 흡수했다. 구슬 1㎏으로 이산화탄소 약 100g을 포집할 수 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기존 직접 공기 포집용 소재보다 이산화탄소 포집 성능이 10~50% 높다고 밝혔다.

흡수한 이산화탄소를 다시 분리하는 과정도 비교적 단순하다. 기존 방식은 흡수 소재에 열을 가하거나 압력을 낮춰야 하지만, 이번 단백질 구슬은 약한 산과 염기로 실온에서 차례로 처리하면 약 10분 안에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이 과정에 사용한 산과 염기, 단백질 구슬은 재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이산화탄소 흡수와 방출을 30회 반복한 실험에서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았다.

반복 사용 끝에 성능이 떨어진 구슬은 비료나 바이오연료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버려지던 식품 부산물을 탄소 제거 소재로 바꾼다는 점에서 폐기물 처리와 기후 대응을 동시에 겨냥한 기술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구슬의 대량 생산 가능성을 확인하고 실제 공기 포집 설비에 적용하기 위해 실험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치즈와 두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식품 폐기물을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단백질 구슬로 가공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