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산불 발생 가능성과 피해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한 달가량 앞서 산불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임정호 유니스트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전 세계 산불기상지수(FWI)를 하루 단위로 최대 31일 전까지 예측하는 딥러닝 모델 'FWI-Net'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어스 앤 인바이런먼트(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온라인판에 지난 5월 게재됐다.
산불기상지수는 기온, 상대습도, 바람, 강수량 등을 종합해 산불이 발생했을 때 얼마나 크게 번질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 지수를 미리 예측하면 산불 위험 지역에 소방 인력과 장비를 사전 배치하거나, 주민 경보와 산림 출입 통제 같은 대응책을 준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기존에는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수치예보 기반 방식이 주로 쓰였으나, 예측 기간이 2주를 넘어서면 지역별 정확도가 빠르게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FWI-Net은 31일 전체 예측 기간에서 기존 방식보다 평균 제곱근 오차(RMSE)를 6.6% 줄였다. 특히 예측 초기 1주일 동안은 오차가 12.4% 감소했다.
분석 결과, FWI-Net은 산불 위험 노출도와 사회경제적 취약성이 모두 높은 지역의 85%에서 위험을 실제보다 과소 또는 과대 평가하는 경향이 완화됐다. 산불위험이 '매우 높음' 수준인 상황에서는 의미 있는 예측이 가능한 기간이 기존보다 5일 늘어났다. 예보 인프라가 부족한 빈곤 지역에서도 평균 22일 동안 유의미한 예측 성능을 유지했다.
연구진은 과거 산불기상지수 변화와 미래 기상 조건을 함께 반영한 점이 성능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온이나 강수량 조건이라도 이전 기간의 가뭄과 건조 상태가 누적되면 산불 위험이 달라질 수 있는데, FWI-Net은 이런 시간적 영향을 학습하도록 설계됐다.
연구진은 "과거 산불 기상 패턴과 미래 예측 정보를 함께 학습하도록 해 기존 수치예보 방식의 한계를 보완했다"며 "산불 위험은 크지만 자체 예측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활용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임정호 교수는 "정확한 산불 예측은 재난 대응 계획 수립과 직결되는 정보"라며 "이번 기술이 중기 산불 대응과 예보 취약 지역의 정보 공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2026), DOI: https://doi.org/10.1038/s43247-026-036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