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현·최형두·조인철·황정아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들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과학의 꿈에서 노벨상까지: 미래 과학인재 육성의 길'을 주제로 국회-한림원 공동포럼을 개최했다./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과학기술 인재 확보와 이공계 붐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과학자의 성장은 단기간의 성과 경쟁이 아니라 긴 호흡의 교육·연구 생태계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현·최형두·조인철·황정아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들과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기한림원)은 24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과학의 꿈에서 노벨상까지: 미래 과학인재 육성의 길'을 주제로 공동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 노정혜 한국과학기술미디어센터 이사장은 "한국의 과학기술 분야는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니라 스스로 길을 개척해야 하는 선도국 위치에 섰다"면서도 "노벨과학상급 성과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짚었다.

기조 발제에 나선 김영기 시카고대 물리학과 석좌교수는 "과학기술 인재를 확보하려면 소수의 뛰어난 학생을 선발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누구나 과학을 잘 배우고 연구할 수 있는 사회구조와 문화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과학인재 육성의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김근수 연세대 물리학과 특훈교수는 "과학 연구는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에 가깝다"며 "주어진 시간 안에 문제를 푸는 교육만으로는 세상에 없던 지식을 만들어내는 역량을 키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신진연구자 지원 체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박사후연구원 과정을 거쳐 조교수, 신진연구자로 자리 잡은 시점은 연구의 끝이 아니라 예선을 통과해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는 단계"라며 "이들을 국내외 석학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중장기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초·중등 과학교육의 기초 약화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손미현 경상국립대 화학교육과 교수는 "STEAM 교육(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의 융합 교육)이 과학과 수학에 대한 흥미를 높이기 위해 도입됐지만, 현장에서는 예술 활동의 비중이 커지면서 정말 과학·수학 기초교육을 대체할 수 있는지 의문이 나온다"며 "한국형 STEM 교육(과학, 기술, 공학, 수학의 융합 교육)을 통해 수학·과학 기초를 강화하고 AI와 사물인터넷(IoT) 등은 기초 교육을 보완하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애리 덕성여대 석좌교수는 과학인재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포용적 연구문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시와 농어촌 학생, 청년·신진연구자, 비정규직 연구원, 여성과학자 등 누구에게나 과학의 길이 동등하게 열려야 하며, 과학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기한림원은 이번 포럼을 시작으로 하반기에도 과학인재 육성 프로젝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여름에는 독일 린다우 노벨상수상자 회의에 청년 과학자 참가를 지원하고, 9월에는 노벨상 수상자 예측 챌린지와 노벨 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말에는 청소년과 과학교사를 노벨상 시상식 현장에 파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진호 과기한림원은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은 과학을 꿈꾸는 청소년들의 호기심과 도전정신에서 시작된다"며 "청소년들이 과학을 즐겁게 탐구하고, 새로운 발견과 혁신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과학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길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